HOME > 환경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층간소음 해결…득도냐? 칼부림이냐?
<포커스> 층간 슬래브 두께 210mm 강화해도 민원 증가
하남 층간소음 살인사건도 주민만족도 떨어지는 기준이 원인
경기도민뉴스 ㅣ 기사입력  2016/07/04 [06:51]
[종합/경기도민뉴스] 김영수 기자 = 살인사건까지 불러일으킨 아파트 층간소음은 하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전국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입주자들의 살인예비음모가 진행중이다. <경기도민뉴스>는 전 국민의 80%가 거주하는 아파트 층간소음에 대해 알아본다.
 
◇ 아파트 늘어나며 층간소음 민원도 늘어
아파트 층간소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환경부가 ‘공동주택 층간소음기준에 관한 규칙’(2014년6월3일 시행)을 제정하면서 이전보다 강화됐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건축법 등은 슬래브의 두께를 210mm로 늘렸지만, 흡음재나 소음차단재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2016년 5월 운영결과 보고’에 따르면 준공년도와 슬래브두께에 따른 층간소음 민원은 2009년 이후 2316건(층간 슬래브 두께=210mm)이다. 1999년 이전은 3624건(층간 슬래브 두께=120mm)이다.

▲ 하남 미사지구 입주예정자들이 2013년 4월12일 LH하남직할사업단 앞에서 층간소음 관련 집회를 열고있다.     © 경기도민뉴스


1999년 이전에 비해 층간 슬래브 두께는 2배가량 강화됐지만, 삶의 질과 주변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여전히 층간소음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전국이 아닌 현재 하남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건설만 해도 엄청난 양이지만, 층간소음을 배려한 아파트는 없다고 단정해도 될 것이다.
 
◇ 시행ㆍ시공사, 층간소음 알면서도 근본대책 외면
최근 하남시청 게시판에 ‘하남 에코앤 층간소음 대책 마련 필요’라는 민원을 제기한 박철진씨는 「하남 미사지구 분양 아파트는 미사입주민이 하남시청ㆍLH공사에 민원과 항의방문 등을 통해 재협의 과정을 거쳐 층간소음이 별 3개를 유지하는데 반해, 위례 에코앤은 별 1개로 층간 소음이 심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한 하남도시공사의 답변은 「당초 사업계획 승인시 보다 구조물 두께를 상향(콘크리트 슬래브 108mm→210mm, 바닥 완층재 20mm→30mm)」 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층간 슬래브 두께 210mm인데도 층간소음 접수현황이 끊기지 않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마치 선심 쓰듯 원래 108mm인데 210mm로 늘렸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번 하남 에코3단지 층간소음 살인사건도 결국은 기준에 적합하게 시공한 면피성 건축행정과 책상물림 정책이 빚은 결과다.
 
◇ 살인사건 벌어져도, 법적기준 채웠다며 ‘모르쇠’
<경기도민뉴스>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돌아 온 대답은 △옆집에서 기침하는 소리가 들린다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자박자박 발소리가 들린다 등이었다.
 
준공한지 오래된 아파트라 어쩔 수 없었다고는 쳐도, 2004년 11월20일 입주 시작 이전부터 입주예정자들은 다양한 부실시공 사례를 지적했다.

당시 지적한 부실시공 사례는 100여건에 달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입주해 살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층간소음 문제는 제기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층간소음 문제는 하남 미사지구 입주예정자들이 2013년 4월12일 LH하남직할사업단 앞에서 층간소음 관련 집회를 열고 ‘LH가 법 규정의 허점을 악용, 층간소음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하남지역에서는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 살인사건으로까지 발전한 층간소음 문제.     © 경기도민뉴스

당시 입주예정자들은 주택건설기준은 표준바닥구조(슬래브 두께 210mm 이상, 완충재 두께 20mm 이상 등) 혹은 인정바닥구조(경량 58dB 이하, 중량 50dB 이하) 둘 중에 하나 이상을 만족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LH가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예정자들은 LH가 이 규정을 악용, 슬래브 두께를 180mm로 줄이는 대신 완충재로 30mm를 채워 경량 58dB, 중량 50dB 이하를 만족하는 인정바닥구조로 주공아파트와 보금자리 주택을 지어 소음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욱하지 말고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1661-2642)로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전국적으로 거의 민란수준으로 일어나자 정부가 꼼수로 만든 것이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다. 비록 꼼수라고는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경기도민뉴스>가 ‘꼼수’라고 지적한 것은 「2016년 5월 상담건수 798건 중 629건(78.8%)은 콜센터 상담만으로 분쟁완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했다는 자체 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센터에서 소개하는 층간소음 줄이기 수칙은 △뛰지 않기 △심야 청소기 작동말 것 등 일상적인 상식에 속하는 내용들이다. 소음 때문에 전화한 민원인이 상담을 하다가 ‘득도’를 해서 소음에 신경쓰지 않게 된 것인지, 아니면 상담 도중 포기한 것인지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센터를 이용하면, 객관적인 소음측정과 함께 유관기관 연계까지는 해주고 있다.
욱하기 전에 전화하면, 최소한 득도, 포기, 현장방문, 현장방문 후 유관기관 연계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표1. 공동주택 층간소음기준에 관한 규칙>
 
■ 직접충격 소음
△1분간 등가소음도
주간(06:00~22:00) 43
야간(22:00~06:00) 38
△최고소음도
주간(06:00~22:00) 57
야간(22:00~06:00) 52
■ 공기전달 소음
△5분간 등가소음도
주간(06:00~22:00) 45
야간(22:00~06:00) 40
 

<표2. 소음의 크기와 실제 사례>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자료 재구성)
△120dB=전투기 이착륙소음
△110dB=자동차 경적소음
△100dB=작업량저하, 단시간 노출시 일시적 난청(열차통과시 철도변소음)
△90dB=난청증상 시작, 소변량 증가(소음이 심한 공장안, 큰 소리의 독창)
△80dB=청력장애 시작(지하철의 차내 소음)
△70dB=TVㆍ라디오 청취방해, 정신집중력 저하, 말초혈관 수축(시끄러운 사무실)
△60dB=수면장애 시작(조용한 승용차, 보통 대화)
△50dB=호흡ㆍ맥박수 증가, 계산력 저하(조용한 사무실)
△40dB=수면깊이 낮아짐(도서관, 주간의 조용한 주택)
△30dB=수면에 거의 영향없음(심야의 교외, 속삭이는 소리)
△20dB=쾌적(나뭇잎 부딪히는 소리)

 
 

<표3. 층간 소음 준공연도별(추정) 접수현황>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2016년 5월 자료 재구성)
△2009년 이후=2316건(층간 슬래브 두께=210mm)
△2008년=428건(층간 슬래브 두께=180mm)
△2000년~2007년=3437건(층간 슬래브 두께=150mm)
△1999년 이전=3624건(층간 슬래브 두께=120mm)
△기타=6709건(층간 슬래브 두께=확인불가)


 
기사입력: 2016/07/04 [06:51]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덕풍동 16/07/04 [09:07]
아파트 층간 소음문제가 하남에서도 큰문제로 발생했군요 건축시 부실시공도 문제이고 또한 조금만 양보하면 될텐데 안타까운 맘입니다 자세하게 취재해주신 경기도민뉴스 김영수부장님 감사합니다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