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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임신서기석(임신년에 맹세를 하고 기록하다)
통일신라시대 전후 유학이 이미 중요한 정치지도원리로 떠오르다
경기도민뉴스 ㅣ 기사입력  2016/09/11 [09:14]

[김쌤’s 한국사] = 신라시대의 청년(화랑)으로 짐작되는 두 사람이 학문을 닦고 힘써 실천할 것을 맹세한 내용으로 일종의 금석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록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고대사의 한 단편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다.

▲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보물 제1411호, 2004년 6월26일 지정, 문화재청)임신서기석은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길쭉한 형태의 점판암에 한 면에 5줄 74글자의 글씨를 새겼다. 명문의 임신년은 552년(진흥왕13) 또는 612년(진평왕34)의 어느 한 해일 것으로 추정한다.     © 경기도민뉴스

길이 약 34㎝, 윗너비 11㎝. 1934년 경주군 견곡면 금장리에서 발견됐다. 두께 약 2㎝의 돌에 대략 1㎝ 정도 크기의 문자 74자를 새겼다. 글자는 뾰족한 송곳 같은 것으로 다소 거칠게 새겼는데, 모두 5행으로 이뤄졌으며 각 행의 글자 수는 10~18자로 고르지 않다. 글자가 새겨진 면은 위가 약간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은 모양을 했다.
 

<임신서기석 전문>

임신년 6월 16일 두 사람이 함께 맹세하고 기록한다. 지금부터 3년 이후에 충도를 지니고 지키며 과실이 없기를 맹세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하늘로부터 큰 벌을 얻을 것을 맹세한다. 만약 나라가 불안하고 세상이 크게 어지러워져도 모름지기 실행할 것을 맹세한다. 또 따로 지난 신미년 7월22일에 크게 맹세하기를 시(詩)ㆍ상서ㆍ예ㆍ전(傳：춘추좌전)을 차례로 3년 동안 습득할 것을 맹세한다

壬申年六月十六日 二人幷誓記 天前誓 今自三年以後 忠道執持 過失无誓 若此事失 天大罪得誓 若國不安大亂世 可容行誓之 又別先辛末年 七月卄二日 大誓 詩尙書禮傳倫得誓三年
 
이 서약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임신년에 새로운 서약을 한 것과, 전해인 신미년에 한 서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는 것이다.

신미년에 두 청년은 유학 경전의 학습을 주된 내용으로 삼아 서약을 이미 했다. 뒤 이은 임신년의 서약에서는 익힌 유학경전의 내용을 장차 실천궁행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로 미뤄볼 때 두 사람은 신미년에서 시ㆍ상서ㆍ예기를 학습할 것을 맹세했으나 실제로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다음해에 다시 한 번 이전의 서약을 확인하고, 3년 후에는 실천궁행할 것까지도 함께 맹세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 국학설치 이후? 또는 진평왕때? 시기는 분분
임신서기석에는 맹세한 두 사람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고 임신년과 신미년도 정확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시경>ㆍ<상서 尙書>ㆍ<예기>ㆍ<춘추좌전 春秋左傳> 등이 신라시대 국학의 주요 과목이었다는 점으로 제작연대를 국학이 설치된 이후로 보기도 한다.

유학사상과 유학서적을 수용하고 공부한 것은 훨씬 이전이고, 새겨진 문체나 글자체가 <남산신성비 南山新城碑(591)>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삼국통일 이전인 552년(진흥왕 13) 또는 612년(진평왕 34)으로 보기도 한다.

내용상 두 사람은 청년, 특히 화랑으로 추정할 수 있어 화랑의 활동이 활발하던 통일 이전에 두 화랑이 돌에 맹세를 새겼을 가능성도 높다.
 
임신서기석은 유학의 보급이 활발하고, 청년(화랑)층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과목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귀중한 자료다. 다만 보다 상세한 내용(기록 주인공의 성명, 출신고향, 현재 직위 등)이 있었다면 더욱 풍부한 자료로 우리의 고대사를 들여다 볼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다.
기사입력: 2016/09/11 [09:14]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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