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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손자병법,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 체계적 연구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불확실성 최소화…최소한 지지 않는다
전쟁을 둘러싼 다양한 요인 인정하되 통제범위 안에서 관리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7/02/19 [16:50]
[김영수 잡학여행] = 앞서 잡학여행에서는 조총도 없이 싸우는 얼간이를 ‘무뎃뽀(無鐵砲)’라 부르는 연원을 알아봤다. 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인은 무기의 우열(優劣)이다. 군율(軍律)이나 장졸들의 맹렬한 사기(士氣)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지만, 영화 <300>처럼 창ㆍ칼ㆍ활에 방패하나 달랑 들고 총과 대포로 무장한 병력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무뎃뽀(無鐵砲)’라 불러도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또 예외가 있어서, 우월한 병력과 장비로도 상대방을 이기지 못하고 패전한 경우도 있기는 하다(미국의 베트남 참전이 대표적이다).
 
 
◇ 전쟁, 이기기 위해서라면 사기도 쳐야 한다
여튼, 이상주의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전쟁은 인류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전쟁을 일단 벌인 이상,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더불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전쟁에 이기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비약적인 무기의 발전을 이뤄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쟁에서 패하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다. 철제 무기가 어느 정도 평준화 수준을 이루자, 인간은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역사적 교훈이 될 만한 과거의 전쟁을 연구하고, 어떤 요인이 전쟁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망치와 모루 작전’의 개념은 훗날 독일이 세계 1차ㆍ2차 대전을 일으킬 때 수립한 작전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손자, 오자, 육도, 삼략 등 전쟁의 승전법을 연구한 결과물을 ‘무경칠서’라 해서 고전으로 여기고 있는데, 필자는 이중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전쟁의 수행방법을 일러주는 것이 바로 <손자병법>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우제비치의 <전쟁론>이 정치ㆍ외교적 분야에서의 전쟁에 대한 개론서라면, <손자병법>은 전쟁의 필요성, 부작용 등을 설명하면서 가장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방법을 제시한다. 전쟁론과 손자병법은 저술의 동기와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므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는 곤란하다.
 
 
◇ 적과 나의 객관적 전력을 정확히 알아야(지피지기)
여기서는 손자병법의 저자(손무, 손빈 등)에 대해서보다는 <손자병법> 중 핵심적인 구절 몇 개만 소개하고자 한다. 고전 중의 고전인 손자병법은 전쟁의 본질이 비참하다고 강조하며, 승리의 요인은 인간의 부단한 노력과 운도 더해져야 한다는 점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통제 불가능한 전쟁의 여러 요소 중 가능하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관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활ㆍ칼로 전쟁을 수행하던 전국시대의 승전방법론인 <손자병법>이 스텔스기(전폭기 등), 인공위성, 미사일, 잠수함이 활약하는 이 시기에 들어와서도 중요한 고전 중의 하나로 꼽히는 불확실한 변수를 가능한 통제해, 예측 가능한 전투로 전쟁 자체를 승리로 이끌려는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손자병법의 상당수 구절이 인생의 경구(警句)로도 교훈을 주는 것은 실제 전쟁을 수행한 손무를 중심으로 한 후세 병가(兵家)의 전쟁에 대한 실전적 경험을 깊은 성찰로 담아 낸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재 전해지는 <손자병법>은 위무제 조조(당대의 시인이기도 했다)가 주석한 것이다. 손무의 후손으로 알려진 손빈병법도 출토된 적이 있지만, 그 개요는 손무의 손자병법과 유사하다할 것이다.
 
 
◇ 전설로 남은 ‘손자’ㆍ비극의 주인공이 된 ‘오자’
<손자병법>에서 필자가 읽으며 속으로 내심 감탄한 것은 마지막 편인 <용간>이었다. 위무제 조조가 윤문한 탓도 있겠지만, 손자가 간첩의 종류를 세세히 구분하고, 그 용도까지 설명한 것은 실전경험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손자가 간첩의 종류를 사간ㆍ향간ㆍ생간ㆍ반간 등으로 세분하고, 각각의 활용도를 설명한 구절에 이르면, 첫머리에서 전쟁을 말리던 손자가, 일단 시작하면 전쟁을 이기기 위해 온갖 협잡을 시도하는 방법을 보게 된다. 이 또한 전쟁이 주는 비참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손자’와 비교되는 또 다른 레전드 중의 하나는 ‘오자’인데, ‘손자’가 말년의 행적이 묘연한 것과 달리 ‘오자’는 개혁 저항세력에게 죽음을 당한다. ‘손자’는 전설로 남고, ‘오자’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 연유가 여기에 있다.

‘오자’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손자’에 비해서 더 실전적이지만, 결국은 그 ‘냉혹’과 ‘비정’이 훗날 유교가 지배이념이 된 동양 삼국(특히 조선)에서 평가를 낮추게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자병법의 주요 구절>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손자병법 첫 구절은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로 살고 죽는 것과 망해 없어지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고 신신당부한다. 뒤이어 그 이유로 막대한 전쟁비용과 인명피해를 꼽는다.

△兵者, 詭道也(병자, 궤도야)
따라서 이기기 위해서는 속임수도 마다하지 않고 사용하라고 권유하며 전쟁 승리의 핵심은 적을 속이는 데 있다고 한마디로 꿰뚫는다.

△兵久而國利者, 未之有也. 故不盡之用兵之害者, 則不能盡知用兵之利也(병구이국리자, 미지유야. 고부진지용병지해자, 칙불능진지용병지리야)
전쟁을 오래 끌어 나라에 이익이 된 적이 없다. 용병의 해로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는 용병의 이로움도 알지 못한다.

△兵聞 拙速, 未覩巧久(병문졸속, 미도교구)
전쟁은 완벽하게 이기기 위해 오래 끄는 것보다, 불완전하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좋다.

△知彼知己, 白戰不殆. 不之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매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적에 대해서도 모르고 나에 대해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험에 처하게 된다.

△不可勝在己, 可勝在敵(불가승재기, 가승재적)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적을 이길 수 있는 요건은) 적에게 달려 있다(적진에 혼란을 가중시키라는 의미).

△勝可知, 而不可爲(승가지, 이불가위)
승리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승리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不可勝者 守也. 可勝者 攻也(불가승자 수야. 가승자 공야)
이길 수 없을 때는 수비한다. 이길 수 있을 때는 공격해야 한다.

△古之所謂善戰者, 勝於易勝者也(고지소위선전자, 승어이승자야)
예로부터 전쟁을 잘하는 자는 승리할 각종 여건을 모두 갖춰놓고, 쉽게 이길 수 있는 적을 상대로 싸워 승리를 거두었다.

△敵, 佚能勞之, 飽能飢之, 安能動之(적, 일능로지, 포능기지, 안능동지)
적이 편히 쉬고 있으면 피로하게 만들어야 하고, 배불리 먹고 있으면 굶주리도록 해야 하고, 안정된 상태라면 동요하게 만들어야 한다.

△善攻者, 敵不知其所守. 善守者, 敵不知其所攻(선공자, 적부지기소수. 선수자, 적부지기소공)
공격을 잘하는 자는 적이 어디를 방어해야 좋을지 모르도록 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적이 어디를 공격해야 좋을지 모르도록 한다.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무시기불래, 시오유이대야. 무시기불공, 시오유소불가공야)
적이 가까이 오지 않을 것을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가까이 온 적이)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감히 아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비를 갖춰야 한다.

△所以動而勝人, 成功出於衆者, 先知也(소이동이승인, 성공출어중자, 선지야)
움직이면 승리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공을 세우는 것은 미리 적정을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非聖智不能用間, 非仁義不能使間(비성지불능용간, 비인의불능사간)
뛰어난 지혜(성지)가 없으면 첩자를 부릴 수 없고, 인의가 없으면 역시 첩자를 부릴 수 없다.
 
기사입력: 2017/02/19 [16:50]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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