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s 한국사] = 조선의 지배계층인 양반은 원칙적으로는 문반(文班)과 무반(武班)의 문무양반체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문반이 우월한 지위를 지닌다. 문반 중심의 양반계급은 고려후기 조선의 건국을 둘러싸고 은둔파인 ‘사림’과 현실정치 참여파인 ‘훈구’로 나뉜다.

집권세력인 훈구파 내부의 모순과, 명분을 내세우며 비판을 가하는 사림과의 격돌은 사화(士禍)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흔히 4대사화(무오, 갑자, 기묘, 을사)를 말하지만 실제 지배계층의 권력을 잡기 위한 암투는 이보다 훨씬 격렬했다.

대표적인 것이 정여립 모반사건으로 알려진 기축옥사인데, 이때 죽어나간 선비만 1만명선에 이른다. 수많은 인재가 죽어나가는 시련을 겪은 조선이 임진왜란을 극복한 것이 기적이라 여겨질 정도였다.
 
01. 사림과 훈구의 등장 배경
①고려 광종의 과거제, 고려 후기 안향의 성리학 유입 등을 통해 유교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관리들이 서서히 정계에 진출.
②신진사대부는 고려무신정권기와 주현공거법 등을 거치며 더욱 활발하게 정계에 진출했지만, 고려의 지배세력과 대항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
③공민왕의 국정개혁으로 신진사대부 성장. 신진사대부 중에서도 조선건국에 참여하면 ‘훈구’, 조선건국에 참여하지 않고 낙향 은둔하면 ‘사림’으로 대체적으로 구별.
④사림은 향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파 형성. 학파를 바탕으로 성장한 사림은 조선 중기 들어, 중앙정계에 진출하면서 훈구와 갈등을 일으키는데, 그것이 바로 사화(士禍).
⑤이후 권력을 잡은 사림은 내부 분열로 붕당.
 
02. 훈구파(=관학파)
①고려말 조선초의 신진사대부 중 조선 건국에 참여한 혁명파 사대부(정도전, 조준, 하륜 등). 정치적으로는 중앙집권 체제를 지향했고, 성리학적 이념에 따른 천도(天道)의 시행자를 군주로 인식.
②세조의 계유정란, 반정 등을 통해 공신 책봉받으며 정치세력 확장.
③막대한 토지를 경제적 기반으로 한 대지주 출신이 많았고 학풍은 사장(詞章 시와 문장, 법령 제정이나 각종 문서 작성에 필요한 실용적 학풍 중시)을 중시하고 성리학 이외의 사상에 대해서도 개방적.
④훈구는 15세기 이후 농업 생산력의 증대와 이를 배경으로 발달한 상공업의 이익 독점(서해안 간척, 토지 겸병, 대외 무역, 공물의 방납 등) 등 집권세력의 모순과 한계 드러내.
 
03. 사림파
①고려말 조선초의 신진사대부 중 조선 건국을 비판하고 참여를 거부한 온건파 사대부(정몽주, 길재, 이색 등). 정치적으로는 왕도정치에 바탕을 둔 향촌자치(유향소, 향약 등) 추구. 군주의 자기수양을 중시.
②중소지주 출신으로 학풍은 경학(經學 유교 경전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중점)을 중시하고 성리학 이외의 학풍은 사문난적으로 배척.
③고려말 조선초에 지방에 은둔하며 후진 양성과 학문 연구(지연과 학연의 발생)로 학파를 이뤄 통칭 ‘사림파’를 형성, 16세기 들어 정계 진출.
④성종이 청요직에 사림(김종직, 김굉필, 정여창 등)을 등용하면서 중앙정계에 진출, 훈구파와 갈등으로 사화(士禍) 발생.
⑤중종대 조광조를 기용하면서 다시 사림이 등장하나, 본격적인 정계진출은 선조대.
⑥이후 사림들은 서로의 학풍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붕당으로 분열.
⑦16세기 이후 사림이 정치의 실권을 모두 장악하면서, 현직 관리와 구별하는 의미로 ‘사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특히 학문이 뛰어나면서도 벼슬하지 않는 학자를 ‘산림(山林)’이라고 부르며 존경.(정승 열명이 왕비 한명만 못하고, 왕비 열명이 산림 한명만 못하다)
 
04. 정치ㆍ사회적 관점의 사림 등장 배경
①조선 시대 사화 직전의 기성세력은 대개 세조 즉위에 공을 세운 관학 출신들로(관학파) 대토지, 권세 독점으로 모순 노출.
②사림은 옳은 인재의 등용을 위해 과거제 보다 천거제를 중시. 사림은 성리학적 입장에서 시험성적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 중종대 조광조 등의 현량과(賢良科).
③과거제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나 성품 등을 측정하기 곤란하고, 천거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의 사람 중에서 적임자를 추천하는 것이지만 결국 패거리주의에 빠지기 쉬운 장ㆍ단점.
④16세기 사림은 성리학의 목표인 ‘수기치인(나 자신을 올바르게 닦고, 다른 사람을 다스린다)’의 달성을 위해 <소학> <대학>을 가장 중시.
 
06. 사화의 경제적 배경(15세기 말엽~16세기)
①시비법과 관개수리(보)의 발달로 휴경없이 계속 경작이 가능해져 생산력 증대. 서남 연안지역은 언전(堰田)이라 하여 간석지 개발 활발.
②농업 생산력 향상으로 잉여 생산물 유통을 위한 지방 장시 등 발달.
③수공업 부문에서 면포 생산력 급증. 면포가 화폐 역할을 하며, 대외 교역에서도 중요 수출상품으로 부상.
④중국ㆍ일본과의 교역량 증대로 은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은광 개발.
⑤집권 훈신ㆍ척신 계열, 권력 이용해 치부. 사림, 훈구의 비리 비판하다가 정치적 보복.
⑥사림의 훈구 비판은 훈ㆍ척계가 지방관을 활용, 구조적으로 착취하자 수탈에 견디다 못한 농민들은 권세가의 대농장에 투탁하며 사림의 기반인 중소지주 지위까지 위협한데 따른 것.
⑦사림의 향사례(鄕射禮)ㆍ향음주례(鄕飮酒禮)ㆍ향약(鄕約) 등의 강조는 향촌사회의 안정을 꾀해 자신들의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