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s 한국사] = 성종조의 문물제도 정비를 거친 조선은 연산군(재위 1494~1506)~선조(재위 1567~1608)를 거치며 정치체제의 혼란기를 맞는다. 훈구세력은 유학을 기본이념으로 한 이상정치는 뒷전이고 차지한 권력을 이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등 사회전반적인 기풍이 흔들렸다. 지배계층의 수탈을 견디지 못한 농민ㆍ양인층은 수탈을 피하려 세력가의 노비로 자신을 투탁하기도 했다.
 
 
Ⅰ. 연산군(1476~1506 재위 1494~1506)
자신의 향락을 위해 10년만에 국고 탕진
13살에 왕에 오른 성종은 38살에 사망한다. 성종은 연산군이 왕의 자질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정실 소생 왕자가 없어 연산군을 세자로 책봉(1483/성종14)한다. 이때 중종은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성종이 사망(1494.12)하자, 연산군이 즉위한다.

①왜인과 야인의 침입에 대비, 비융사(備戎司) 설치 병기 제작. 변경지방으로 사민(徙民) 독려.
②신하들의 직간(直諫)을 듣기 싫어 사간원ㆍ홍문관 등 폐지. 여론 관련 제도 모두 중단.
③‘이일역월제(以日易月制)’ 시행. → 3년상 고집한 유학자들은 패륜이라고 경악.
④성균관(유학)ㆍ원각사(불교)를 술집으로 리모델링.
⑤무오사화(1498/연산군4), 갑자사화(1504/연산군10)로 선비 숙청.
 

Ⅱ. 중종(1488~1544, 재위 1506~1544)
훈구세력의 모순ㆍ남왜북로에 시달리다 비변사 설치
조선 전기사회가 후기사회로 가는 과도기적 시기로, 훈구세력 집권기의 각종 모순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훈구세력과 사림세력, 훈구세력 내부의 갈등, 훈구세력과 척신세력 간의 세력다툼 등이 모두 중종때 일어났다. 이런 정치적 혼란은 사회 전반에 동요를 가져와, ‘남왜북로’의 외침에 시달리다 못해 ‘비변사’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01. 정치적 혼란
①연산군의 폐정(弊政) 개혁 위해 홍문관 강화. 문신 월과ㆍ춘추과시ㆍ사가독서ㆍ전경 등 시행.
②조광조 등용(1515), 유교적 도학정치(향약의 전국적 시행)로 훈구파 견제 → 기묘사화(1519)로 제거. 신사무옥(1521)으로 안처겸 등 사림파 다시 제거.
③윤세창 등의 역모 사건(1525). 동궁 작서의 변(1527) 등 훈구파 내부의 극심한 정권 쟁탈전으로 정국 혼란.
④권신 김안로(1531)와 중종의 외척인 윤원로 형제의 대립 등 정치적 불안 속에 군역체계 무너지며 ‘방군수포제’ 시행.
 
02. 남왜북로(南倭北虜)에 시달리다
①삼포왜란(1510.4)=왜인들이 제포ㆍ부산포 함락, 경상도 해안 일대 막대한 피해. 조선-일본 통교 중단. 임신약조(1512).
②추자도 왜변ㆍ동래염장 왜변(1522.5), 전라도 왜변(1525.9)에 이어 사량진 왜변(1544.4)발생 임신약조 파기 왜인의 내왕 금지.
③갑산ㆍ창성 등지에 여진이 침입, 인마 살상 재물 약탈(1512) → 여연ㆍ무창 등 4군 지대 거주 여진 퇴거 권유, 6진에 순변사 파견 압록강 유역의 여진 격퇴(1524).
 
03. 백성에게 성리학적 도덕 윤리 강조
①정치제도의 구조적 개혁은 외면하고 유교주의적 향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향약 전국 설치.
②이를 위해 <소학><이륜행실><속삼강행실> 등 간행.
③주자도감 설치(1516) 구리활자 주조. <사성통해>ㆍ<속동문선>ㆍ<신증동국여지승람>ㆍ<경국대전>ㆍ<대전속록>ㆍ<대전후속록> 등 간행.
④저화와 동전 사용 적극 장려. 악포금단절목 반포. 두승(斗升)을 새로 만들어 도량형 일원화(1522.2)
 

Ⅲ. 인종(1515~1545, 재위 1544~1545)
①인종의 생모(장경왕후)가 출산 직후 사망, 중종의 세 번째 부인 문정왕후 윤씨 밑에서 양육.
②문정왕후, 경원대군 출산 이후 왕권 욕심으로 인종을 시기하며 괴롭히기 일관. 8개월간 재위.
 

Ⅳ. 명종(1534~1567, 재위 1545~1567)
소윤-대윤 갈등ㆍ을묘왜변ㆍ임꺽정 등 사회혼란 극심
①명종 12살에 즉위(1545.7)하며, 생모 문정왕후가 섭정하자 윤원형 등 소윤 일파 정권 실세 부상.
②소윤은 을사사화로 대윤 등 반대파 숙청.
③문정왕후, 승려 ‘보우’ 등용 도첩제 부활. 강제 통합했던 양종(兩宗) 분리, 봉은사(선종)봉선사(교종) 등 불교 장려.
④문정왕후 사망(1565/20) 승려 보우 처형.
⑤을묘왜변(1555/명종10) 계기로 임시기구였던 비변사 상설기구 전환.
⑥임꺽정 등 사회 혼란(1556~1560)
⑦명종은 문정왕후 사후 친정 체제 구축 위해 윤원형 삭탈관직 유배(1565.8/명종20)하나 본인이 2년만에 사망.
 

Ⅴ. 선조(1552~1608, 재위 1567∼1608)
조선 최초 서자 출신의 ‘백성을 등진 왕’ 오명
선조는 조선 최초로 왕의 직계(장남이든 다섯째로 태어나 형제를 죽였든~)가 아닌 왕실의 방계에서 처음 즉위한 왕이다. 선조는 중종의 서자 덕흥군의 셋째 아들이다. 명종은 문정왕후와 윤원형 일파에 눌려 지내다, 친정(親政) 2년만에 34살에 후사없이 사망한다. 원래 순회세자가 있었지만, 1563년(명종18) 13살에 사망했다.
①훈구세력 물리치기 위해 사림 대거 등용.
②기묘사화 이후 명종이 불러도 움직이지 않던 퇴계 이황이 선조 즉위 다음 달(7월) 예조판서 겸 지경연사 등용. 조광조의 제자 백인걸, 직제학 등용. → 윤원형 등 권신들 몰락.
③김효원(동인)과 심의겸(서인) 분당(1575/선조8). 동ㆍ서 분당 이후, 서인세력은 권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 정철은 유배지에서 사미인곡 저술(1587~88 추정).
④이탕개(尼蕩介) 주동 여진족, 두 차례 조선 침범 경원부 함락(1583, 1587) → 신립이 두만강 건너 여진 소탕. 신립은 이때의 공으로 조선 최고의 명장 칭호.
⑤정여립 모반사건(1589)을 서인세력의 실세 정철이 처리하면서 동인계열 1000여명 처형. 중앙의 동인과 전남의 동인계열이 모두 처형당하며, ‘호남은 반역의 땅’이라는 이미지 굳어짐.
⑥정철을 이용해 왕권을 강화한 선조는 정철을 토사구팽하고, 이때 동인들은 철천지원수인 정철을 죽이느냐 마느냐로 다시 남인(온건)과 북인(과격)으로 분열(1591).
⑦임진왜란 발발(1592.4) → 조선 육군은 왜란직후 ‘진주혈투’에서 승리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왜군에게 승전하지 못함.
⑧임진왜란 극복하고, 전후 복구 노력했지만 사회모순 개혁의지는 없어 훗날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죽이는 계기만 제공.
 
 
※임진왜란의 결과
①명의 원군과 왜는 두 차례 전투 이후 휴전 회담 돌입(1593.4).
②조선은 명의 원군에 대한 주둔비용(군량, 숙영지 등 편의 제공)과 왜의 소규모 간헐 공격에 극심한 피폐.
③조선 백성의 일본 포로(도공 성리학자 등) → 일본의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
④재정 확충 위해 납속책ㆍ공명첩 남발, 호적멸실 등 → 신분제도 동요.
⑤백성들의 양반 지배계층에 대한 불신 → 양반들은 성리학적 가치 강화로 반동 보수화 → 조선 후기 국제정세 외면 등 낙후.
⑥명나라의 몰락과 여진(청)의 흥기.
⑦토요토미 계열의 몰락과 토쿠카와 계열의 약진 → 막부정치로 이어짐.
 
※이일역월제(以日易月制)=유교식 3년상은 27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선대 국왕이 왕위를 미리 물려주지 않으면, 사망해야만 후대왕이 즉위하는 상황에서 장례기간이 27개월이라는 것은 국정 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온다. 중국 한나라 이후 일반적으로 왕실에서는 ‘이일역월제’라고 해서, 27월을 27일로 바꿔 장례를 치렀다. 이는 고려 왕실에서도 채택했던 것이다. 선대 왕의 사망에 따른 정치적 공백을 최소화해 왕권의 안정적 계승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신사무옥(1521/중종16)=기묘사화 때 조광조를 두둔한 사림을 제거하기 위해 송사련ㆍ정상 등이 꾸민 음모. 안처겸의 모친상 방명록을 이용해 안처겸 등이 조정 대신을 제거하려한다고 무고. 안당ㆍ안처겸ㆍ안처근ㆍ권전ㆍ이정숙ㆍ이충건ㆍ조광좌ㆍ이약수ㆍ김필 등 처형.
 
※동궁 작서(灼鼠)의 변(1527.3/중종22)=사지와 꼬리가 잘리고 입ㆍ귀ㆍ눈을 불로 지진 쥐의 사체가 동궁의 정원나무에서 발견. 며칠후 같은 사건 또 발생.
동궁을 시기한 경빈박씨의 소행으로 몰아 아들 복성군과 함께 폐출 사사(賜死). 이 과정에서 가혹한 고문에 많은 사람 사망. 이종익이 김안로의 아들 김희가 범인이라고 폭로(1532).
 
※김안로(1481~1537)
아들 김희가 중종의 장녀 효혜공주(인종의 누나)와 결혼(1521)해 중종의 부마가 되자, 이를 계기로 권력 남용하다가 남곤ㆍ심정ㆍ이항 등의 탄핵으로 유배(1524).
남곤이 죽고 유배에서 풀려나자(1531)마자 동궁(인종)을 보호한다며 실권 장악. 정적 제거를 위해 음모와 옥사를 벌여 정광필ㆍ이언적ㆍ나세찬ㆍ경빈박씨ㆍ복성군 등 피해. 왕실 외척 윤원로ㆍ윤원형 실각.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 폐위 기도하다가 발각, 중종이 유배 후 사사(1537).
 
※대윤과 소윤의 대결
대윤=세자(인종)의 외척인 장경왕후 윤씨 측. 인종의 외삼촌인 윤임ㆍ유관ㆍ유인숙 등.
소윤=중종의 계비 문정왕후 윤씨 측. 윤원로ㆍ윤원형 등.
대윤은 권신 김안로와 결탁 권력 독점한 상황에서 인종의 즉위로 실권 장악.
문정왕후가 경원대군(명종) 출산(1534/중종29)하며 소윤의 득세 시작. 대윤-소윤 갈등 속에서 김안로가 문정왕후 제거하려다가 역습 당해 사사(1537/중종32).
인종이 재위 8개월만에 사망하고 명종 즉위하면서 소윤이 정권 독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