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기도민뉴스] 김영수 기자 = 기술직 퇴직공무원 등이 허위 경력증명서를 이용, 관련업체에 재취업하고 설계ㆍ감리 등 건설기술 용역을 수주하는 불공정 행위가 만연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최근 10년 동안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9개 공기업(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LH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농어촌공사, 시설안전공단, 철도공단, 환경공단)을 퇴직한 건설기술자 5275명의 경력증명서를 전수 점검했다.

점검결과, 지자체 퇴직자 1070명(허위 비율 34%), 공기업 퇴직자 623명(29%) 등 합계 1693명(32%)의 경력증명서가 사실과 다른 허위로 드러났다고 20일 밝혔다. 그 중 20명의 허위 경력증명서는 지자체ㆍ공기업의 직인까지 위조해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패예방감시단은 2014년 5월 이래 퇴직 공직자 등이 취업한 219개업체가 허위 경력증명서를 활용,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용역 1781건(1조1227억원 상당)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건설기술용역 합계 1만6603건의 11%(용역 건수 기준), 계약금액 합계 6조1651억원의 18%(용역 금액 기준)다.
부패예방감시단은 허위 경력 건설기술자는 업무정지, 이들이 취업한 업체는 용역 수주 취소, 경력 확인을 소홀히 한 공무원은 징계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직인 위조 등의 방법으로 확인서 위조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43명은 모두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부는 이번 점검을 통해 드러난 불공정ㆍ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지자체공기업 소속 건설기술자의 경력을 공정하게 관리ㆍ확인할 수 있도록 경력관리 전산 시스템을 도입(2018년)하기로 했다.

또 고위직 등이 실제 관련 업무를 수행하거나 관여한 정도에 따라서만 경력을 인정받도록 고위직의 기술경력 인정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국장 등 고위직은 부하직원의 감독업무 관여도가 미미해도, 이를 자신의 경력으로 100% 인정받는 것이 관행이었다.

부패예방감시단은 2017년 9월~11월 전국 지자체와 건설 관련 9개 공기업에서 최근 10년 간 퇴직한 건설기술자 5275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표1. 지방자치단체 허위 경력자 현황> 점검대상=3155명 중 허위경력자=1070명(34%) 3급 61명(6%), 4급 280명(26%), 5급 457명(43%), 6급이하 272명(25%) <표2. 공기업 허위 경력자 현황> 점검대상=2120명 중 허위경력자=623명(29%) 본부장 30명(5%), 1급 187명(30%), 2급 205명(33%), 3급이하 201명(32%)

 

<참고1. 건설기술자 경력증명서> ①건설기술자 경력증명서는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건설기술 용역(설계ㆍ감리ㆍ정밀 안전진단 등)의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re-Qualification, 이하 PQ)에서 입찰참가업체 소속 기술자의 평가 자료로 활용. ②참여기술자에 대한 평가점수가 전체 PQ 점수의 40~50%를 차지, 낙찰 여부를 좌우. ③건설용역 수주를 위해 PQ 점수를 높게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참여기술자 평가점수가 높아야. ④참여기술자의 경력(유사용역 수행기간)과 실적(해당용역 건수, 금액)을 부풀리는 사례 빈발.

 

<참고2. 허위 경력증명서의 유형> △근무하지 않은 기간 경력등록=공로연수, 직위해제, 교육파견, 휴직 등으로 실제 근무하지 않았던 기간에도 건설사업을 감독한 것처럼 허위로 경력을 등록. △타부서 경력 등록=다른 부서에서 관리하는 건설공사임에도 자신의 부서에서 감독한 것처럼 허위 경력 등록. △위조=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공기업 대표의 직인을 위조ㆍ도용해 경력확인서를 위조한 후 이를 협회에 제출, 허위 경력증명서 발급받아. △지휘권남용=퇴직 직전에 본인의 직위ㆍ직급을 이용,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허위 경력확인서를 발급받아. △전관예우=퇴직 후에 신청한 경력확인서에 대해,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경력의 진위 여부를 일일이 검증하지 아니한 채 신청 내용대로 경력확인서를 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