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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오자서, 복수를 위해 평생을 불사르다
⑤와신상담…막장 초(楚)를 탈출한 후, 멸망위기에 몰아넣어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8/08/17 [12:28]
[김영수 잡학여행] = 오자서(伍子胥?~BC485년)의 원래 이름은 운(員)이고 자서는 자(字)다. 원래 초나라의 인물이었지만,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아버지와 형이 죽는 멸문지화를 입자, 복수의 화신이 돼 결국은 죽은 시체를 매질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명철하면서도, 추진력이 있어 많은 업적을 일궜지만, 냉혹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오자서는 바로 오왕합려ㆍ부차 부자(父子)와 월왕구천 사이에 벌어진 ‘와신상담’의 중대한 한축을 담당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해서인지, 오자서의 삶 그 자체와 주변 인물이 벌이는 행위들이 모두 교과서에 나오는 고사성어가 돼서 후학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 초평왕, 아들의 아내를 가로챈 아버지
오자서의 가문은 대대로 초(楚)의 국왕을 보필한 명문가로, 오자서의 아버지 오사(吳奢)는 태자 건의 스승 겸 보좌역인 태부 벼슬을 맡고 있었다.

당시 초의 상황은 왕실의 내분과 초평왕의 실정으로 어지러울 때였다. 초의 동남쪽에서는 미개인 취급을 받던(사실, 초도 원숭이라는 비아냥을 적대국에게서 받기는 했다) 오(吳)와 월(越)이 성장하며 국경을 위협하고 있었다.

고대에서 가장 흔한 동맹의 방법은 왕자와 공주를 결혼시켜 사돈이 되는 것이었다. 초의 태자 건과 진(秦)의 공주를 혼인시키자는 결혼동맹이 결국은 비극을 잉태했다.

초로 시집을 온 진의 공주가 절세의 미인인 것을 알게 된 간신 비무기(費無忌)가 초평왕에게 며느리를 취하도록 부추겼다. 즉위 초의 젊었을 때는 총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초평왕이지만, 나이들어 노망기가 들었는지, 진 공주의 미모가 워낙 탁월해서였는지, 비무기의 부추김에 초평왕이 원래는 며느리감이었던 진의 공주를 맞아들이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진다.

태자 건에게는 공주를 따라온 시녀를 공주라고 속여 혼인을 시켜버렸다. 나라가 막장이 되려니, 심각한 국제 외교문제인 것도 아랑곳없이 말도 안되는 협잡이 벌어진 셈이다.

한 번 엇나가면, 막나가는 관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초평왕과 진의 공주사이에 왕자(웅진, 훗날 초소왕)가 태어나자,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진다.

정작 태자 건은 공주인지 시녀인지 상관없이 잘 살고 있었지만, 모사를 꾸몄던 비무기는 제 스스로 태자 건이 즉위한 이후의 후환을 두려워했다. 며느리가 될 여자를 취해버린, 공범이었던 초평왕도 아들이라고는 해도 영 껄끄러웠던 태자 건을 제거하는 데 동의했다. 여기에는 앞서 밝힌 초평왕과 진의 공주사이에서 소생이 태어난 것도 작용했으리라.
 
 
◇ 후환을 없애려 오자서의 가문을 도륙하다
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태자의 정혼자도 팔아버린 비무기가 두려워하던 또 하나의 인물이 바로 오사와 그 두 아들이었다. 제거 이전에 목숨에 위협을 느낀 태자 건은 아내(시녀)와 아들을 데리고 정나라로 도주했다. 이때 동행했던 인물이 바로 오자서였다.
 
▲ 초평왕, 태자 건, 진의 공주, 오자서 등의 관계 요약도(그래픽=김영수).     © 경기도민뉴스


사마천은 사기에서 초평왕이 아버지인 오사를 먼저 인질로 잡은 후, 아들 둘이 직접 찾아오면 아버지를 살려주겠다는 거짓 편지를 보낸 것으로 기록한다. 편지를 본 오자서는 평왕이 오씨 삼부자 모두를 죽이려 하는 계략을 알아채고, 형에게 복수를 위해 도망치자고 말하지만, 형인 오상(伍尙) 아버지에게 가고 오자서만 도망친다.

형 오상은 오자서에게 “나는 가더라도 끝내 아버지의 목숨을 보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아버지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우리를 부르는데 가지 않으면 한이 될 것이고, (둘 다 가서) 뒷날 치욕을 씻지 못한다면 천하의 비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너는) 가거라. 너라면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에게 돌아가 함께 죽겠다(我知往終不能全父, 然恨父召我以求生而不往, 後不能雪恥, 終爲天下笑耳. 可去矣, 汝能報殺父之讎, 我將歸死.)”

둘째 오자서가 탈출한 것을 알게 된 아버지 오사는 “둘째가 무사히 도망갔으니 초나라는 앞으로 큰 환란을 겪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아버지와 형의 언행을 종합해보면, 오자서의 능력, 성격 등이 남다른 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오자서, 냉혹한 결단으로 합려를 왕으로 옹립
정(鄭)나라에서 태자 건을 만난 오자서는 재회의 기쁨을 맛보고, 복수를 위한 준비를 하기도 전에 정나라는 명재상 자산(子産)이 사망(BC523년)하면서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혼란을 수습한 정나라는 오갈 데 없는 초의 태자 건을 환대했지만, 태자 건은 정을 집어삼키겠다는 야심으로 모사를 꾸민다가 발각돼, 죽음을 당한다.

불똥은 오자서에게까지 튀고, 결국 오자서는 초와는 적대관계였던 신흥 강자 오로 피신하기에 이른다. 비록 도망다니는 처지지만, 오자서의 능력은 오나라에도 알려졌던지, 오나라는 오자서를 환영한다.


그런데 이 오나라의 내부사정이 또 왕위 즉위 문제로 난기류에 요동치고 있었다. 어지러운 상황에서 비상한 수단을 동원해 ‘왕위의 야심을 품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꼬여서 왕위에 오르지 못했다고 불만을 품고 있던’ 왕자 광(光)을 도와 바로 오왕합려로 만든 일등공신이 오자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자객 전제(專諸)인데, 생선요리 안에 칼을 숨겨 왕자 광의 라이벌이자 현직 오왕이었던 요를 살해한다. 무협지 등에 간혹 등장하는 어장검(魚藏劍)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 오자서는 석요리라는 ‘대단한 기개를 지닌’ 인물을 활용, 요의 아들인 경기도 제거한다.

기사입력: 2018/08/17 [12:28]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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