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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월왕구천, 복수를 이루자 공신(功臣) 숙청
⑥와신상담…‘동병상련’ 백비, 오와 오자서를 배신하다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8/08/21 [06:34]
[김영수 잡학여행] = 와신상담의 카운터 파트너인 월왕구천(句踐 ?~BC464년)이 겪은 고난은 오왕부차가 장작더미에서 잠을 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명색이 일국의 왕이, 상대방 국가의 포로가 돼서 적의 말먹이 시중을 들고, 왕비를 적의 첩으로 바치고, 원수의 묘를 관리하며, 심지어는 살아남기 위해 똥의 맛도 보며 아부를 해야 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보낸 월왕구천이 귀국해서 한 일은, 오의 감시를 느슨하게 하기 위해 성실하게 조공을 바치고, 미녀서시를 구해 바치고, 본인 스스로는 농사를 짓는 시범도 보여야했다.
 
▲ 무료이미지 픽사베이.     © 경기도민뉴스


◇ 월왕구천, 대리청정 담당할 정도의 기대주
월왕구천도 어렸을 적부터 될성싶은 꿈나무였다는 증거가 바로 왕태자의 신분으로 부왕 윤상(允常)의 대리청정(BC500년~497년)을 맡았다는 점이다. 부친 월왕윤상에 이어 즉위하자 범려를 측근으로 두어 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든다. 오왕합려가 초를 공격(BC506년)했을 때, 월은 오의 본진이 빈 것을 기화로 침공한다(BC505년). 오는 초의 수도를 점령했지만, 초소왕을 잡지 못해 완벽한 승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국을 지키기 위해 일단 군대를 물려 귀환한다.

진-오 연합세력과 초-월 연합세력이 대치하는 국면에서 월이 오를 침공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초가 멸망하면, 그 다음 공격대상은 월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에는 명재상 오자서와 명장 손무 콤비가 버티고 있지 않은가?

여하튼 눈의 가시인 월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또 설욕을 위해 오왕합려는 대군을 이끌고 월왕윤상의 뒤를 이어 갓 왕위에 오른 월왕구천이 다스리는 월을 침략(BC496년)한다.

월에도 명참모 범려가 있었다. 범려의 계책(죄인으로 구성한 자살부대를 보내, 오군의 전면에서 집단자살을 해버리자, 오군이 당황하는 틈을 타 공격해서 승리했다는 설이 있다)으로 오군은 대패하고, 오왕합려는 이 때의 부상으로 결국 사망한다. 왕위를 이어받은 오왕부차는 개인적인 야심도 있지만, 왕권의 정통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월에게 설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것이 ‘와신’으로 나타난다.
 
 
◇ 강경파 오자서, 자결로 생을 마감
부친을 잃은 오왕부차와 월이 없어져야 오가 편안해질 것이라고 생각한 오자서의 맹공에 처절한 치욕을 맛봐야 했던 구천은 귀국하자마자, 은밀하게 오자서 제거 작전을 펼친다. 뛰어난 능력을 한몸에 지니고 있는데다, 월왕구천에 대한 냉정하면서도 정확한 평가는, 월왕구천을 마음속 깊이 공포에 떨게 했으리라.

오자서는 월왕구천에 대해 훌륭한 왕의 재질을 지니고 있고, 신하 범여와 문종은 충직하고 실력이 있으므로 당장 월왕구천을 죽여 버리고 월을 아예 멸망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오자서의 강력한 주장은 같은 초나라 출신이었던 백비가 반대하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월왕구천과 범려는 탐욕스런 백비에게 뇌물을 먹이며, 오왕부차와 오자서 사이를 이간질한다. 오왕합려가 사망할 때 적장자가 없던 상황에서 당시 실력자였던 오자서의 추천으로 즉위한 오왕부차는 자신의 입지가 탄탄해지자 오자서가 껄끄럽기도 했으리라.

제를 공격하려했던 오왕부차는 반대하는 오자서에게 상식선 이하의 협박장을 들려 제(齊)에 사신으로 보낸다. 제(齊)에 간 오자서는 오의 멸망을 예견하고, 제의 유력자인 포씨에게 아들을 맡긴다. 이것이 또 오왕부차의 심기를 결정적으로 거슬린 계기가 돼, 결국 ‘촉루(屬鏤)’라는 명검을 내려 오자서에게 자결을 명령한다.
이렇게 해서 평생을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위해 살았던 파란만장의 사나이 오자서(?~BC485년)가 결국 죽음에 이르지만, 와신상담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오자서가 초를 탈출할 때 한 원인이었던 왕손 승은 초에서 백공이라는 대접을 받지만, 반란을 획책하다가 실패해 자결한다. 당초 초를 공격한 오자서는 함께 망명했던 왕손 승을 초왕에 앉히고, 자신은 초의 재상이 돼 초를 오의 속국으로 삼으려했다. 그러던 중 구원을 애걸한 신포서의 충정에 감복한 진(秦)이 개입하면서, 오는 막대한 영토를 할양받고, 왕손 승(태자 건과 진의 공주를 따라왔던 시녀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초의 백공(白公)으로 옹립하는 정도로 화의를 맺고 만다.

왕손 승도 집념이 강했던지, 초에게 어떻게 복수할지 너무 몰두한 탓인지, 산책중에 지팡이를 거꾸로 쥐어서, 뾰족한 끝에 턱이 찔려 피를 줄줄 흘렸는데도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알아채지 못했다는 일화가 있다.
왕손 승은 훗날 아버지인 태자 건의 복수를 위해 정나라를 침략하려 하지만, 초혜왕이 반대하자 모반을 일으킨다. 그러나 심저량에 의해 반란이 진압되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 월의 범려, ‘토사구팽’을 경고하며 은퇴
오자서를 제거한 오왕부차는 거리낄 것 없이 제를 공격해 승리하는 등 단꿈을 맛보지만, 허(虛)를 기습한 월왕구천에게 결국은 자결을 강요당해 그 자신도 죽는다. 오를 멸망시킨 월왕구천과 범려는 탐욕스런 백비를 ‘적을 도와 나라를 망치고, 충신 오자서를 죽음에 이르게 한 죄’를 물어 처형한다.

▲ 19년간 본색을 숨겼던 월왕구천은 기어코 오왕부차에게 복수를 하고야 만다. 무료이미지 픽사베이.     © 경기도민뉴스

‘와신’에 이은 ‘상담’의 주인공인 월왕구천이 무려 22년만에 복수를 완성하고 의기양양해하자, 범려는 ‘공(功)이 많으면 화(禍)가 뒤따라온다’며 월을 떠나, 제로 향한다. 이때 범려는 문종에게 “나는 새를 잡으면 활은 곳간에 처박히고(조진궁장, 鳥盡弓藏),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는 삶아 먹힌다(토사구팽, 兎死狗烹). 구천은 목이 길고 입이 새처럼 뾰족하니 고난은 함께해도 즐거움은 함께 나눌 수 없는 사람”이라며 함께 떠날 것을 권유한다. 결국 문종은 월왕구천이 내린 검을 받고 자결했다.

제로 간 범려는 사마천 사기에 따르면 ‘세 번 천금을 벌고, 두번을 주위에 나눠줬다’고 할 정도로 이재에 뛰어나, 상인들의 성인(聖人)으로 칭송받는다. 범려의 행적을 보면 과연 월왕구천을 도와 복수를 이루고, 위기의 순간에 몸을 빼 한 몸을 지킬 정도의 빼어난 인물(명철보신, 明哲保身)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표로 보는 와신상담>

BC522년 비무기(費無忌)의 모함으로 초평왕 오자서의 부친과 형 처형
BC516년 초평왕(平王) 사망, 오왕요, 초를 공격하나 포위전략에 말려 고전 중 오자서가 공자광을 위해 전제(專諸)를 시켜 오왕요 제거. 오왕합려(공자광) 즉위.
BC512년 오자서, 제(齊) 출신 손자병법의 작자 손무를 오왕합려에게 추천.
BC506년 오왕합려, 채(蔡)와 당(唐)의 협력을 얻어 초 공격 수도 영(郢) 함락.
BC505년 월왕윤상, 오의 빈틈을 노려 오 침략. 오왕합려의 동생 부개 반란 등 후방의 어지러움으로 오, 초 정복완수 못하고 철수.
BC496년 오왕합려, 월(월왕구천 즉위)에 설욕 위해 공격하다 사망.
BC494년 오왕부차의 공격의도를 간파한 월왕구천이 선제공격하다가 반격당해 회계지치 겪음.
BC490년 월왕구천 포로생활에서 풀려나 귀국.
BC488년 오왕부차, 노(魯)를 속국으로 만들고
BC484년 제(濟) 격파
BC485년 오자서 자결
BC482년 송(宋)의 황지(黃池, 하남성 봉구현)에서 회맹 중, 월왕구천의 침략으로 태자 우(友) 사망.
BC478년 월왕구천, 오(吳)를 침략해 입택(笠澤)에서 오군 격파
BC475년 오(吳)의 수도 고소성(姑蘇城) 포위 공격.
BC473년 오왕부차 투항, 자결.
BC465년 월왕구천 사망.
 

<와신상담, 57년에 걸친 복수와 복수>

춘추시대 말기 군웅들의 피 튀기는 복수극
①와신상담…오왕 합려ㆍ부차, 오자서, 월왕 구천 등이 주인공

월왕구천, 온갖 치욕을 참으며 복수 다짐
②와신상담…적국 대신에게 뇌물을 바치고, 오왕부차의 교만 부채질
복수의 화신 오자서, 군주에게 배신당하다
③와신상담…복수에 이은 설욕, 22년만에 대장정 마무리
오왕합려-오자서, 각자의 야망을 위해 연합
④와신상담…천하의 인재들이 복수와 야망을 불태우다
오자서, 복수를 위해 평생을 불사르다
⑤와신상담…막장 초(楚)를 탈출한 후, 멸망위기에 몰아넣어
월왕구천, 복수를 이루자 공신(功臣) 숙청
⑥와신상담…‘동병상련’ 백비, 오와 오자서를 배신하다

도주공 범려, 상인의 신으로 추앙받다
⑦와신상담…세번 천금을 이루고 두 번 나눠주다
기사입력: 2018/08/21 [06:34]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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