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뉴스/하남] 김영수 기자 = 하남의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법적분쟁이 벌어졌다. 흔한 소유권 분쟁이 아니라 ‘철거집행’과 ‘철거집행정지’분쟁이다. 결국, ‘철거집행’을 주장하는 측이 무단철거 후 하남시청에 민원을 제기해 ‘건축물대장 직권말소’조치를 받아냈다. 그만큼 건축물대장에서 해당건축물을 말소해야한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 노후건물 놓고, 철거한다 VS. 못한다 분쟁 

하남 미사리에 철거와 철거집행정지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건물이 있었다. 편의상 이 건물을 철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측을 A, 철거가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B라고 하자.

A와 B는 수차례 소송을 진행했고, A측이 철거집행정지(수원지법 2022카정20064, 2022년 2월16일)를 받아냈다. 철거집행정지 판결 직전, B측은 이미 2개동의 건물중 하나는 철거한 상태(2월10일)였다.

▲ 건물의 철거여부를 놓고 A와 B가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철거를 주장하는 B측이 건물 일부를 철거(2월10일)하고 있다.     © 경기도민뉴스

그러던 중 남아있는 건물에 대해 B측이 무단으로 강제철거를 단행(3월9일)했다. 법원의 철거집행정지 판결을 어긴 철거였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다.

◇ 무단철거라도 현장에 건물없으므로 직권말소

A측은 철거에 가담한 굴삭기 기사, B측 관계자와 함께 하남시청 담당자와 한전 하남지사 담당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업무상배임,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4월21일)했다.

A측이 하남시청 담당자를 고소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철거가 무단으로 행해졌으므로, 불법원인행위로 조만간 원상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건축물대장에서 직권말소 이전에 자신(A)에게 소명절차를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남시청 담당자는 건축물대장(세멘브럭조)에 등재된 건물이 현장에 없다는 이유로 ‘직권말소’ 조치(3월17일)를 했다. 이것이 하남시청 담당자가 고소를 당한 이유다.

A측은 건물이 불법적으로 철거당한 것이므로,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건축물대장에서 건물을 직권말소 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멀쩡한 남의 건물을 부수고 민원을 제기하면, 건축물대장에서 직권말소할 것인가?라는 입장이다. 한전 하남지사 담당자도 고소당한 이유는 직권으로 단전조치(3월11일)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하남시청 담당자는 “등기부등본과 달리 건축물대장은 실질적인 관리를 위한 공부(公簿 공공문서)”라며 “대장의 건축물과 현장의 건축물이 다를 경우 법에 따라 건축물대장에서 대상물을 직권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즉, 건축물대장과 실제건물이 다를 경우, 건축물대장을 직권말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권말소 원인에 대해서는 민원이 들어와서, 현장을 확인한 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 불법행위 전후사정 없이 처분…불복 행정소송

‘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22조)’은 불법 등에 의한 철거인지는 묻지 않고, 철거해서 없으면 직권말소만 규정하고 있다. 한전측은 단전의 이유에 대해 민원접수에 따른 것이라며, 더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 철거집행정지 판결(2월16일)을 받았는데도, 무단철거가 이뤄지자(3월9일), A측은 외벽에 경고문을 붙였다     © 경기도민뉴스

A측은 “법적분쟁중인 건물에 재판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무단철거라는 불법행위로 인해 건물이 철거를 당했는데도 전후사정없이 건축물대장 직권말소 조치는 납득하기 힘든 처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A측은 하남시청의 직권말소와 한전 하남지사측의 단전조치에 대해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건축물대장 직권말소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접수(6월10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