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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 ‘흑금성’​, 대북 첩보라인 통째 날려
암호명 자체가 극비보안…재구축 불가능 첩보의 전설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21/04/29 [07:36]

[김영수 잡학여행] = 냉혹한 스파이(spy)의 세계에서, 때로는 단어나 용어 그 자체가 보안사항인 경우가 있다. 특히 ‘휴민트(HUMINT)’의 경우, 작전명이나 암호명 자체가 극비사안인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 사건중의 하나가 바로 ‘흑금성 사건’이다.

 



1) 남한에서 북한에 대통령선거 지원 요청


①흑금성(Black Gold Star) 사건은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개봉 2018년 8월8일)’으로도 대부분의 내용이 널리 알려져 있다. 개요는 대북첩보활동을 하는 암호명 ‘흑금성’이 제15대 대통령 선거(1997년)와 맞물려 일종의 양심선언을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②영화는 특정세력을 옹호하는 권력집단의 맹목적 추종이 가져오는 비극적 결말을 스릴러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실제 내용과도 상당히 흡사해, 당시 흑금성이 어떤 첩보활동을 벌였는지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③당시 남한(대한민국)은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회창(신한국당), 김대중(새정치국민회의)의 양강구도 속에 이인제가 경합하는 3파전 양상이었다. 이인제가 여권(이회창)의 표를 잠식하자, 위기를 느낀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중화인민공화국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를 만나,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에게 휴전선에서의 도발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④당시 대북첩보활동을 하던 흑금성은 세명의 대통령 후보 중 북한이 이인제를 가장 선호하고 김대중을 가장 기피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흑금성은 여기서 ‘적(북한)이 낙선시키려는 국가 지도자라면, 역으로 우리(남한)에게 가장 필요한 지도자일 것’이라는 생각에 김대중 후보측과 접촉(정동영, 천용택)해 북풍을 막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

 

 

 

2) 총풍 물타기에 극비 ‘흑금성’ 노출


①대통령 선거는 김대중 후보의 승리로 끝났지만, 국가안전기획부는 위기와 곤경에 봉착한 상태(1998년)였다. 앞선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관련자들이 북한에 국지도발을 일으켜 달라고 부탁한 ‘총풍사건’이 뒤늦게 터진 것이다.
②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 안기부가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자, 안기부 간부(이대성)는 수사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속칭 물타기 작전), 남한 정치인과 북한 고위층과의 접촉내용이 담긴 ‘이대성 파일’을 언론에 흘린다.
③이 자료에 흑금성의 내용이 있었다. 국회에서도 진상조사를 하면서 흑금성이라는 용어가 공개되자, 남한측 첩보라인은 경악했다. 흑금성이라는 암호명 자체가 극비의 보안사항이었던 것이다.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은 이미 극비사안 Black(최고 1급요원), Gold Star(핵심중의 핵심)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3) 다시는 흑금성 능가 요원 양성 불가능


①흑금성 사건은 이제 다시는 비슷한 유형의 ‘휴민트’를 양성하지 못하고, 유사한 작전도 수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남한측의 대북 첩보라인은 두고두고 애석해하는 대목이다. 극도의 폐쇄 공간인 북한에 대한 정보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과학의 발전으로 첩보위성 등을 통한 도청, 감청 등의 테킨트(TECHINT, 기술정보)가 첩보활동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지만 휴민트는 드러나는 것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적대세력 최고 지도부의 의중을 직접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②더욱이 세계 최악의 봉쇄 폐쇄공간인 북한을 상대해야한다는 점에서 휴민트의 중요성은 더욱 그러하다. 적대 세력과 대치한 경우, 상대방이 어떤 의도를 지니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나를 포함한 동맹의 안위와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③영화속에서, 또 훗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흑금성은 목숨을 걸고 당시 북의 최고 지도자 김정일의 육성을 녹음한다. 소변줄을 꼽고 직접 육성을 녹음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막대한 신뢰관계를 쌓아놓아야만 가능하다.
흑금성 사건은 남한측이 어렵게 쌓아올린 휴민트 체계를 한방에 날려버렸다는 점에서 역시 첩보라인에서는 반면교사로 삼는 사례중의 하나다. 휴민트는 상대방이 있는 것이므로, 남한측에 정보를 제공해줄 북한측의 귀중한 인적자원도 흑금성 사건으로 동반 소멸해버렸다는 점에서 더욱 첩보라인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4) 다양한 첩보수집의 방법


①과학장비를 동원해 수집하는 첩보를 테킨트(TECHINT, 기술정보)라한다. 테킨트는 다시 이민트(IMINT, 영상정보)와 시긴트(SIGINT, 신호정보)로 나뉜다. 이민트는 사진이나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정보고, 시긴트는 신호를 감청하는 방식으로 수집한 첩보다.
②시긴트는 다시 엘린트(ELINT, 전자정보)와 커민트(COMINT, 통신정보)로 나눌 수 있는데, 엘린트는 레이더 신호 등 전파를 탐지해 수집한다. 커민트는 전화나 이메일, 팩스 등 통신수단을 감청해 수집한다.
③오신트는 ‘공개출처정보(Open Source Intelligence)’를 말한다. 신문, 방속, 서적 등 이미 공개된 출처를 가진 정보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다시 탐색하는 것이다.
남한측에서 북한측의 정세를 분석 판단할 때 <노동일보>를 포함한 TV등을 통해 집권세력의 변화를 추정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오신트’다.
④CIA등에서도 예전에는 ‘오신트’를 많이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전자기기의 발달로 SNS를 분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유명인사들이 SNS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도도맘과 강용석 전 국회의원 겸 변호사 불륜은 네티즌이 SNS의 사진을 분석해 추론해냈다. 최근 논란을 빚은 경기도청 공무원 합격자도 인터넷공간에 자신의 합격사실을 자랑했다가 과거의 행적이 털리면서 임용취소라는 처분을 받았다.

 

(1)휴민트(HUMINT, 대인정보)-적의 중요인물과 접촉
(2)테킨트(TECHINT, 기술정보)-인공위성 등 감시 장비
    ①이민트(IMINT, 영상정보)
    ②시긴트(SIGINT, 신호정보)-통신 감청 등
       ⅰ엘린트(ELINT, 전자정보)
       ⅱ커민트(COMINT, 통신정보)
(3)오신트(OSINT, 공개정보)-신문 방송 등 분석

 

기사입력: 2021/04/29 [07:36]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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