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경기도민뉴스] 김영수 기자 = 지하철, 상가택지 개발, 도시가스 매설 등 각종 대형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하남시가 전역이 공사현장으로 변하면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2년여 동안(2014년 7월~2016년 8월) 하남지역에서 대형 공사장과 직접 관련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7건이며, 사망 4명 포함 인명피해만 12명이 발생했다.
 

▲ 각종 대형 개발사업으로 전역이 공사현장으로 변한 하남시.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 경기도민뉴스

대형공사 현장으로 인한 도로선형 변경, 도로 파손, 교통정체 등으로 운전자들의 운전심리가 다급해지면서 발생한 사고가지 범위를 넓히면 안전사고 건수와 피해인원은 더욱 늘어난다.

전형적인 후진국 사고인 안전사고로 귀중한 인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은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하남전역에서 택지개발, 아파트 건립, 도시가스 매설, 지하철 공사 등 벌어지다보니 현장을 관리ㆍ감독해야할 하남시는 인력부족으로 업체의 자발적인 규정준수만 바라고 있을 뿐이다.
 
◇ 안전사고 잇달아도 공사관계자 처벌은 거의 없어
26일 오후 4시25분쯤 하남시 풍산동 40-33 신안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홍모(59, 중국인)씨가 흙더미가 무너지면서 깔려 숨졌다.

▲ 26일 하남미사지구 풍산동 신안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매몰사고. 이 사고로 중국인 인부가 숨졌다.     © 경기도민뉴스

경찰, 소방,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아파트 공사현장의 터파기를 위해 천공기로 구멍을 뚫고 천공기를 빼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반이 약해서 주변 흙이 무너져 옆에 서 있던 홍씨가 흙과 함께 매몰, 하남소방서가 신고를 받고 즉각 출동했지만 홍씨는 지하 5m지점에서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앞서 5월12 오후 2시25분쯤 하남시 망월동 황산치안센터 맞은편 신축 공사현장에서도 근로자 5명이 추락해, 이중 1명이 중상을 입었다.

▲ 5월12일 하남 미사지구 R상가 신축공사장(황산치안센터 맞은 편)에서 붕괴사고로 인부 5명이 추락, 1명 중상 4명 부상의 피해를 입었다.     © 경기도민뉴스

2월16일 오후 4시10분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지구 13블럭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작업 중이던 조선족 인부 정모(50대 추정)씨가 추락, 숨졌다.

▲ 2015년 2월17일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지구 13블럭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조선족 인부 정모씨가 추락, 숨졌다.     © 경기도민뉴스

경찰과 소방당국은 24층에서 일하던 정씨가 아파트 공사현장 승강기 토핑작업 중 옆의 로프를 잡으려다 로프가 끊어지면서 뒤쪽으로 추락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2014년 12월29일에도 오전 9시35분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지구(18블럭) 20층 아파트 공사현장 15층에서 거푸집이 무너져 내리면서 작업 중이던 이모(56)씨가 추락해 숨졌다.

모두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그러나 이에따른 공사현장에 대한 불이익이나, 시공업자의 처벌 등은 거의 없었다.

◇ 도시가스ㆍ지하철 공사하면서도 사망 인명피해 잇따라
7월29일 오후 7시45분쯤 하남시 덕풍파출소에서 하남시청 방면으로 운전 중이던 김모(49)씨는 신장초교 사거리를 지나던 중 차량 왼쪽 앞바퀴에 심한 충격을 느끼고 운전을 멈춰야 했다. 이 구간 지하철 공사(4공구)를 맡은 업체가 도로의 파인 부분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아, 차량앞바퀴가 걸리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 지하철 공사(4공구)를 하면서 방치했던 도로의 파인부분으로 사고가 발생, 언론취재가 시작되자 즉각 복공판으로 보수했다. 이곳은 학교가 밀집한 지역이다.     © 경기도민뉴스

4공구 구간 공사를 맡은 업체는 “파인 도로를 보수하지 않고, 안전표지도 없었다”는 운전자의 항의에 “다른 운전자들은 모두 잘 피해갔는데, 재수가 없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아라”고 오히려 운전자에게 핀잔을 줬다.

이 운전자는 차량 수리비만 700만원, 골반 탈골, 척추ㆍ목뼈 손상 등을 입어 한달가량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 행인이 지나다니는 번잡한 곳이지만, 제대로 된 차단 안전막없이 용접을 하는 지하철 4공구 공사현장.     © 경기도민뉴스

흉뮬스럽게 파여진 상태로 사거리 교차로의 도로파임을 방치 중이던 시공업체는 사건을 제보받은 <경기도민뉴스>가 8월4일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자, 즉각 복공판을 모두 깔아 도로의 파인 부분을 없앴다.

사고가 없었고, 취재가 없었다면, 곧 있을 개학 시기와 맞물려 통학차량 등의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 5월24일 오전 하남시 천현동 도시가스 공사현장의 교통사고. 도시가스배관을 묻으며, 안전표지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웅덩이에 차량이 빠졌다.     © 경기도민뉴스

앞서 5월24일 오전 6시30분쯤 하남시 천현동 도시가스 공사현장을 지나던 한모(63)씨는 갑자기 차량이 도로 한복판의 웅덩이에 빠지며 차량은 폐차, 본인은 2주 가량의 치료를 요하는 피해를 입었다. 사고는 도시가스를 시공하는 업체가 도로를 파 헤친 후, 안전표지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발생했다.

앞서 예를 든 김씨와 같은 유형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2014년 8월12일 오전 11시쯤엔 하남시 미사리의 지하 고압 액화천연가스(LNG)배관 이설 공사현장에서 가스에 질식해 인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공사를 전후해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다보니, 발생한 것이다.

◇ 공사로 인한 도로 선형 불량으로 교통사고도 많아
하남시 전역이 공사현장으로 변하다보니, 이래저래 도로사정이 좋을 수가 없다. 대형화물차량이 시가지를 휘젓고 다니고, 주말이면 팔당대교의 교통정체가 심해지다 보니 심리적으로 쫓기는 운전자들은 잠재적으로 끼어들기, 과속 등을 일삼는다.

2015년 8월17일 오전 11시48분쯤 서울에서 팔당대교 방면으로 운행하던 화물차량이 미사대로 유니온타워 앞에서 신호 대기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사고가 바로 그런 경우다. 화물차 운전자의 운전부주의로 발생한 7중 추돌사고로 5명의 인명피해(사망 1, 중상 2, 경상 2)가 발생했다.

2014년 11월5일 오전 9시15분쯤 하남시 풍산동 황산사거리에서 서울방향으로 운행중이던 노선버스가 차선을 침범하는 직진차량을 피하려다 도로를 벗어나 인근 공사장 흙더미를 들이받아 승객 8명이 다쳤다.

▲ 2014년 11월5일 하남시 황산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차선을 침범하는 직진차량을 피하려다 도로를 벗어나며 인근 공사장 흙더미를 들이받아 승객 8명이 다쳤다.     © 경기도민뉴스

2014년 4월29일 오전 11시10분쯤 하남시 신장동 동일아파트 뒤편 가락공판장 신장점 개업기념식장에서 가로8미터 세로 0.5미터 크기의 간판이 개업기념식 도중 바람에 휩쓸려 떨어졌다.

떨어진 간판은 개업기념식의 기념품을 받기 위해 대기중이던 노인을 덮쳐 7명이 다쳤다.
모두 안전불감증이 부른 사고이고, 운전부주의와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 2014년 8월12일 하남시 미사리 액화천연가스(LNG)배관 공사현장에서 가스에 질식, 인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 경기도민뉴스

7월11일~22일 실시한 하남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수봉ㆍ박진희 하남시의원은 각종 공사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안전사고 재발방지와 교통정체 해소방안 등에 대해 집행부에 요구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오수봉ㆍ박진희 하남시의원은 “하남시가 인력부족 등을 핑계로 제대로 현장을 관리감독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도시가스나 지하철 등 주민의 일상생활 공간에서 진행 중인 각종 공사현장에서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의한 대형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그 사고가 언제 누구에게 터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시공업체들이 안전규정을 지키는지 관리감독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