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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위스키(양주)가 비싼 것은 증발로 사라지기 때문
장기간 보관 따른 관리비용에 세금ㆍ물류비용 등 눈덩이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7/11/10 [10:40]
[김영수 잡학여행] = 연말이 다가오면 주당들은 바빠진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소주 소비량은 34억병이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360㎖ 용량 출고량 17억3400만병을 역으로 추산한 것인데, 참이슬의 시장 점유율이 50%이므로 대략 34억병을 마신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20세이상 성인 1명이 1년간 85병의 소주를 먹은 셈이 된다(우리나라 20세이상 성인은 4015만명).
주류업계에서는 경기불황 탓에 고급주인 양주의 소비량이 줄었다고들 한다. 그런데 양주라고는 하지만 양주도 그 종류는 여러 가지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양주라 하면 위스키를 말하지만, 사실 개화기 이후 서양에서 들어 온 술은 넓은 의미에서 모두 양주라고 할 수 있다.


◇ 숙성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허공에 사라져
통상 양주라 하면 위스키를 떠올리는데, 양주, 즉 위스키가 비싼 것은 순전히 그것이 귀하기 때문이다. 위스키를 포함한 술을 만드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모두 비슷하다. 막걸리의 경우 쌀로 술밥을 만들어 누룩을 섞고 적당량의 물을 부어 만들 듯이, 위스키 역시 맥아 등의 곡물을 원료로 사용해 비슷한 방법으로 만든다.




막걸리가 술독 속에서 익어가듯(숙성), 위스키 역시 오크 통속에서 숙성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술의 기본성분인은 알코올은 자연적으로 증발하는 성질이 물보다 강하다. 완전밀봉을 시키지 않는 한 자연증발로 그 양(量)이 줄어들게 마련인데,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오크 통에 넣어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상당량의 알코올이 자연증발로 사라진다.

말 그대로 ‘피 같은 술’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 위스키 특유의 향과 풍미를 돋우는 참나무 통.(무료이미지=픽사베이)     © 경기도민뉴스


숙성(熟成 aging)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에 원래부터 있던 효소나 미생물 등을 이용해 식품의 맛을 내거나 부드럽게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나무로 만든 오크 통은 미세한 구멍이 있어 외기(外氣)와 서로 통한다. 미세한 구멍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 온 공기는 오크 통 속의 위스키 원액과 접촉하면서 숙성과정을 거치기도 하지만 상당량의 알코올도 증발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오크 통속에 집어넣은 위스키는 최소 4년은 묵어야(숙성시켜야), 그때부터 제대로 된 위스키대접을 받는다. 이 정도 시간이 지나면, 오크통속의 술의 양은 원래의 60∼70%정도 밖에 남지 않는다. 이렇게 4년 정도 숙성시킨 원액을 ‘스탠더드 급’으로 구분한다.

8년가량 숙성시키면 ‘프리미엄 급’이고 12년이상 숙성시키면 ‘수퍼 프리미엄 급’이라고 구분한다. 아무래도, 오래 숙성시킬수록 원액의 양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고 결국, 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 최소 4년이상, 때로는 100년 이상 보관하기도
위스키의 가격이 비싼 두 번째 이유는 보관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명 위스키 회사의 생명은 얼마나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원액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오크통 속에서 잘 숙성한 위스키는 갈색을 띈다.(무료이미지=픽사베이)     © 경기도민뉴스


추석이나 연말쯤이면 가끔 한 병에 500만원을 넘어가는 위스키가 판매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곤 하는데, 이 경우 대부분 50년 이상 숙성시킨 원액만을 사용했다는 업체의 설명이 뒤따르곤 한다.

50년 이상 숙성시킬 경우, 남아있는 원액의 양은 얼마나 될 것이며, 또 그것을 어디에 보관할 것이며, 누가 관리할 것인가를 한 번 생각해본다면, 그 위스키의 가격이 왜 500만원이나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 위스키회사의 명성은 장기간 숙성시킨 원액의 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상품성 있는 위스키 원액을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의 위스키 시장은 2000년 이미, 1조원대를 넘어서 세계적 위스키회사들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한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출시할 정도이기도 하다.


◇ 술의 맛을 책임지는 신의 손 ‘마스터 블렌더’
몰트위스키 ‘글렌피딕’을 생산하는 업체의 회장이 직접 우리나라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고, 진로를 인수한 얼라이드 도맥은 국산 위스키 ‘윈저’에 대해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위스키가 비싼 또 하나의 이유는 전문가의 손을 거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특수보관창고에서 보관한 위스키지만 그 맛이 모두 균질한 것은 아니다.


▲ 위스키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각각의 맛으로 애주가들을 매료시키는 술이다.(무료이미지=픽사베이)     © 경기도민뉴스


그것은 같은 오크로 만든 통이라고는 해도 나무의 재질이나 연령이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다, 또 같은 창고 안이라도 구석진 곳에 있는 통속의 술과, 한가운데 있는 통속의 술과는 숙성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통속의 원액이라도 상부와 하부에 있는 원액의 맛이 다르기도 하다. 물론 일반인들은 그 맛의 차이를 제대로 느끼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 때문에 위스키 회사는 모두 ‘마스터 블렌더’가 있는 데 이들의 몸값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마스터 블렌더의 주요 임무는 통속마다 약간씩 맛이 다른 원액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가장 소비자의 입맛에 어필하는 배합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술 맛을 만들어 낼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기도 하는, 그야말로 신주단지 같은 존재이므로 당연히 몸값이 비쌀 수밖에 없고 그 비싼 몸값은 소비자가 마시는 위스키의 가격에 더해진다.

위스키는 또 고급주이다보니 세금도 많이 붙는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위스키의 본고장이라 하는 영국(스코틀랜드)에서도 주세(酒稅)는 비싼 편이다. 어느나라 어느시대에도 밀주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이 비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세는 위정자 입장에서는 손쉽게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 스코틀랜드, 일년 내내 다습한 기후도 한몫
자, 이제는 왜 영국의 스코틀랜드가 위스키의 본고장으로 대접받는지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보면, 영국은 서안해양성기후로 일년내내 다습한 곳이어서 위스키 원액의 증발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다른 지역보다 생산성에서 유리하다.


만약 사하라사막지대에서 위스키를 오크통속에 넣어 숙성시킨다면 일년도 지나지 않아 한방울도 남지 않을 것이다. 또 스코틀랜드는 계곡이 깊어 좋은 물과 석탄이 풍부한 것도 위스키 산업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역사적으로는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끝없이 일어난 반란과 민족저항운동의 과정에서, 손쉽게 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위스키를 밀조한 것도 스카치위스키(스코틀랜드의 위스키라는 뜻)의 전통을 만들어 냈다.

마지막으로 흔히 보는 위스키의 연도표시는 그 술에는 그 이하의 숙성원액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발렌타인 17’이라면, 마스터블렌더가 가장 이상적(理想的)인 맛을 내기위해 여러 통속의 원액을 섞지만, 최소한 17년 이하의 원액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참고로 ‘발렌타인 21’(750㎖)의 가격은 면세점 13만원, 마트 가격은 21만원 가량이며, 30년산(700㎖)은 100만원이다.

기사입력: 2017/11/10 [10:40]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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