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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입춘~동지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
절기, 음력으로 알 수 없는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알려줘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8/08/09 [08:32]
[김영수 잡학여행] = 흔히들 24절기는 음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기는 음력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력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지만 굳이 양력과 음력 중 어느 한쪽으로 구분하자면, 양력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역법(曆法)은 태양력과 태음력의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 인류가 농경과 함께 정착생활(물론 정착생활 이전 수렵채집을 할 때도 계절의 변화는 중요했다)을 시작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영농을 위한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달의 위상(位相)변화였다. 초생달, 반달(상현), 보름달, 반달(하현), 그믐달이라는 달의 위상변화는 고대인에게 가장 손쉽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하늘에 걸려있는 시계(時計)였다.

달을 기준으로 한 역법체계를 크게 태음력이라고 하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은 실제 계절과 역법상의 계절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 계절은 지구가 받는 태양에너지 양의 변화
먼저 계절의 변화를 천문학적 관점에서 풀이한다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지구의 우주에서의 상대적 위치’라 할 수 있다. 지구적 관점에서 표현한다면, ‘지축이 기울어진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받아들이는 태양에너지 양의 변화’라고도 정의할 수 있다.
 
▲ 태양을 중심으로 한 지구의 상대적 위치가 계절의 변화다(그래픽=김영수).     © 경기도민뉴스

스승 타코 브라헤(Tycho Brahe, 1546~1601)의 방대한 천문관측기록을 정리하던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운동한다는 것을 밝혀낸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돈다는 것은 특정위치에서 출발한 지구가 원래 출발했던 그 위치로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이 일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타원궤도의 특성상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지구가 쓸고 지나간 면적과 속도가 같다는 것도 알려진다.

여하간 케플러가 행성의 궤도와 관련해 발견한 타원 궤도의 법칙, 면적 속도 일정의 법칙, 조화의 법칙은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하다가 뉴턴(Isaac Newton, 1642년 12월25일~1727년 3월20일)에 의해 그 가치가 재발견되기에 이른다.

지동설이 확립된 이후에도, 우리는 흔히들 ‘해가 뜬다, 달이 진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정확히는 지구가 회전하면서 태양이 보인다는 것이겠지만, 일상에서는 천동설에 따른 해석도 큰 무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 절기, 천구에 있는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배열
앞서 24절기는 굳이 따지자면 태양력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의 천문학에서는 천구(天球)와 황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황도는 천구라는 가상의 커다란 구형안의 스크린에 나타난 태양의 궤도를 도식화한 것이다.

소박한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다) 사상에 근거한 천구에서의 천체(태양, 달, 별)의 운행궤적은 현재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우주현상을 이해하는데 가장 손쉬운 접근법이기도 하다.
 
▲ 천상열차분야지도.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직육면체의 돌에 새긴 천문도(국보 228호). 중앙의 둥근 별자리 그림 중심에 북극을 두고,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와 남북극 가운데로 적도를 나타냈다. 위도를 측정한 결과 고구려에서 제작한 것을 확인한 귀중한 천문관측자료다.     © 경기도민뉴스



고대 중국을 중심으로 음력역법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태양의 고도를 관측하지 않는 문명은 없었다. 동지는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낮은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반대로 하지는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은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것을 360도의 가상의 구형스크린에 도식화해서 4등분한 하나의 계절마다 6개의 절기를 배치한 것이 바로 24절기다. 이 경우 각 절기와 절기의 차이는 천구상의 황도에서 15도씩으로 나눠지는데,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을 타원궤도로 돌고 있으므로 약간의 오차가 생긴다.

1년은 365일인데, 달의 위상변화는 29일이므로 1년에 7~8일의 오차가 생겼다. 그래서 음력에서는 4년마다 윤달이라는 것을 만들어 한해를 13개월로 표기한다.

태양력도 지구의 태양공전주기와 1년(365일)이라는 역법상의 오차 때문에 4년마다 윤일을 만들어 2월 한달의 기간을 29일로 하루 늘려 사용한다.

태양이 춘분점에서 출발해 다시 춘분점으로 돌아오는 1태양년은 365일 5시간48분46초다. 

1년이라는 기간도 태양년, 항성년, 근접년, 식년 등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참조하는 달력은 하루를 24시간으로 정해 사용한 것으로 실제 지구가 스로 한번 회전하는 ‘자전’에 걸리는 시간과는 차이가 있다.
 
 
◇ 정확한 일식예보와 함께 시헌력 도입하며 24절기 퍼져
조선을 포함한 동양에서는 일식을 매우 두려워했는데, 태양을 군주(君主)로 생각했기 때문에 태양이 사라지는 일식은 왕조의 안녕을 위협하는 하늘의 전조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1422년(세종 4) 정월, 세종은 구식례(求食禮, 일식을 거둬달라는 왕의 천문제례)를 위해 소복을 입고 대기했지만 정작 일식현상이 15분이나 늦게 발생하자 서운관의 이천봉에게 곤장을 내린다.

이후 일식 발생시간이 차이가 난 이유가 중국의 역서를 그대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조선과 위도ㆍ경도차이로 오차가 발생한 것을 깨닫고 조선의 실정에 맞는 역서를 만들 것을 명한다.

당대의 석학들이 한양의 일출ㆍ일몰 시간을 기준으로 해, 달, 화성, 수성, 금성, 목성, 토성(동양천문학에서는 이 7개의 행성을 칠요七曜라고도 한다)의 운행을 계산해 만들어낸 것이 <칠정산내편>이었다.

이 <칠정산내편>이 또 일식예보에 실패(세종14년 7월1일)하자. 이순지와 김담이 일식ㆍ월식을 예측하는데 장점이 있다고 알려진 <회회력(回回曆)>을 교정해 <칠정산외편>을 편찬했다.

중국 대륙의 주인이 된 청은 1644년(순치 2년) 시헌력(順治二年時憲曆)을 반포, 시행한다. 우리나라도 김육(金堉)의 건의를 받아들여 1653년(효종 4)부터 채택, 1895년 을미개혁 때까지 시헌력을 준용했다. 청에서 서양력인 시헌력을 채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종래의 대통력(大統曆) 또는 아라비아의 회회력(回回曆)을 바탕으로 계산한 1644년 8월초의 일식 예보가 빗나갔기 때문이었다.

24절기는 중국에서도 사용하던 역법체계 중의 하나인데, 시헌력 채택과 함께 변화가 일어난다. 이전까지는 24절기를 항기법(恒氣法)으로 계산했는데, 이는 동지를 기준으로 24절기를 천구상에서 균등하게 배분한 것이다.
시헌력 채택 이후 24절기는 정기법(황도를 15°씩 분할하고, 태양이 각 분점을 통과할 때를 절기로 정하는 것)으로 정했다. 정기법은 한 절기에서 다음 절기까지의 간격이 14.72일에서 15.73일로 늘어난다.
우리나라의 24절기는 시헌력의 시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24절기의 배분>

입춘(立春, 2월4일 또는5일)
우수(雨水, 2월18일 또는 19일)
경칩(驚蟄, 3월5일 또는6일)
춘분(春分, 3월20일 또는 21일)
청명(淸明, 4월4일 또는 5일)
곡우(穀雨, 4월20일 또는 21일)
여름
입하(立夏, 5월5일 또는 6일)
소만(小滿, 5월21일 또는 22일)
망종(茫種, 6월5일 또는 6일)
하지(夏至, 6월21일 또는 22일)
소서(小署, 7월7일 또는 8일)
대서(大署, 7월22일 또는 23일)
가을
입추(立秋, 8월7일 또는 8일)
처서(處署, 8월23일 또는 24일)
백로(白露, 9월7일 또는 8일)
추분(秋分, 9월23일 또는 24일)
한로(寒露, 10월8일 또는 9일)
상강(霜降, 10월23일 또는 24일)
겨울
입동(立冬, 11월 7일 또는 8일)
소설(小雪, 11월 22일 또는 23일)
대설(大雪, 12월 7일 또는 8일)
동지(冬至, 12월 21일 또는 22일)
소한(小寒, 1월 5일 또는 6일)
대한(大寒, 1월 20일 또는 21일)


 
기사입력: 2018/08/09 [08:32]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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