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s 한국사] = 함경도 북평사 정문부가 군사를 정비, 1592년 9월(선조25)~1593년 2월(선조26) 경성ㆍ장평ㆍ임명ㆍ백탑교 등 네 곳에서 승첩을 거둬 관북(關北, 함경도) 지역을 회복하는데 큰 공을 세운 것을 통칭 ‘북관대첩(北關大捷)’이라 한다.
 
왜군의 사령관인 가토 키요마사는 명의 참전에 따른 고니시군의 평양성 전투 패전, 함경지역 조선백성의 완강한 저항, 정문부(원래 장군이었지만 당시는 의병장)를 중심으로 한 의병의 활약 등으로 퇴로가 끊어질 것을 두려워 해 결국은 함경도에서 물러난다.

동해안 지역을 침공한 구로다군은 평양에서 퇴각하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병력과 합세해 이여송군을 벽제에서 매복으로 물리친다. 기세를 올린 고니시 유키나가-구로다가 한양을 공략하기 위해 시도한 회심의 일격을 막아낸 것이 바로 행주대첩이다.
 

▲ 정문부(鄭文孚, 1565~1624)장군의 묘. 경기도 기념물 제37호(1977년 10월13일 지정) 사진=문화재청.     © 경기도민뉴스

 
◇ 선조가 보낸 두 왕자,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다
①임진왜란이 일어나자마자 신의주로 피신한 선조는 광해군의 형인 큰아들 임해군(臨海君)과 여섯째 아들 순화군(順和君)을 함경도로 보내 병력을 모으는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임해군과 순화군은 왕자에게 주안(酒案)을 제대로 접대하지 않는다며 지역 백성들을 매질하고 노략질하는 등 패악을 저질러.
②임해군과 순화군의 패악질에 견디다 못한 함경도 주민들(순왜 국경인ㆍ국세필 등, 순왜는 임진왜란 때 자발적으로 왜군의 앞잡이가 된 백성)이 두 왕자를 포박해 왜군에게 넘겨버리는 사건(회령의 변고, 1592년 7월23일) 발생.
③왜군의 포로에서 석방됐던 임해군은 본래 임란 이전에도 권세를 악용해 유부녀를 겁탈하고, 재산을 빼앗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등 패악을 이어 가다가, 임란 이후 광해군 즉위후 죽음을 당한다. 그 이유는 광해군을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 사병을 양성한 것이 들통 나서.
④오죽하면 양사는 임해군의 패악을 이유로 파직시켜야 한다는 상소를 계속해서 올릴 정도.
⑤임진왜란(1592년 4월, 선조25)을 일으킨 왜군은 5월 초 한성을 함락시킨 이후 곧바로 북상.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왜군은 6월 함경도로 진입, 안변에 본진을 두고 계속 북상해 7월중순 성진(城津)에서 북병사 한극성의 조선군 격파.
⑥회령의 토관(토착세력) 국경인 등은 반란을 일으켜 가토에게 투항, 임해군과 순화군을 가토에게 넘겨. 가토는 명천 이북의 8개고을을 국경인 등의 반란 세력에게 맡기고, 길주ㆍ성진ㆍ단천ㆍ이원ㆍ북청 5개지역을 자신이 직할하며 주둔.
 
 
◇ 무관이었다가 의병장으로 활약하며 왜군 정예병 격퇴
①정문부(1565년~1624년)는 1588년(선조21) 생원으로 문과에 급제하나, 무관(한성부참군)으로 관직 초임. 여러 관직을 거쳐 북병영에 딸린 정6품 무관직 북평사(1591년) 제수.
②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1592년) 의병을 일으켰다가 부상을 입고, 투병후에 다시 함경도 길주에서 의병 봉기. 이때 함경도 회령에서 국경인 등이 반란을 일으켜 적군에게 투항하자 의병대장으로 반란군이 점령한 경성과 회령을 수복. 두 왕자를 왜군에게 넘겨준 국경인의 숙부 국세필과 정말수 등을 참하고 반란 평정.
③경성 북평사 정문부가 9월 초 반격을 준비하자 종성부사 정현룡, 경원부사 오응태 등이 합세, 1000병으로 경성 공격(9월16일). 북도의병 대장 정문부, 순왜 국세필 등 처단에 이어 회령ㆍ명천 지역 반란세력 토벌, 수복.
④정문부, 정현룡 등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길주 지역 약탈 일본군을 장평에서 공격해 600명을 참하고 물자 노획(길주 장덕산대첩, 10월말) 승리. 길주 왜성 왜군은 성문을 닫고 방어 돌입.
⑤길주의 고립 왜군 구원 위해 마천령 이남의 왜군이 지원, 정문부 등 의병이 쌍포에서 접전 승리(12월). 길주성 고립 왜군 100 결사대 길주성에서 탈출 시도하나, 남문 매복 정문부군의 공격( 1593년 1월19일, 선조 26)으로 철군.
⑥승리한 정문부군, 200기병으로 길주 남쪽 단천 주둔 왜군 격파해 길주 왜성 주둔 왜군 고립 심화. 길주 왜성 왜군 완전 고립상태에서, 조명 연합군이 평양성 수복하자, 안변 주둔 가토는 길주 왜성 왜군 구출해 철수 준비. 가토, 직접 2만군 거느리고 마천령을 넘어 전진.
⑦정문부, 가토 요격 위해 단천 공격 중이던 군사를 돌려 3000병 거느리고 길주 남쪽 임명에서 매복. 임명 북쪽의 백탑교에서 가토군을 요격(1월28일). 조선군-왜군 모두 피해를 입어 정문부군, 길주 북방 명천에서 전열 정비. 가토의 왜군, 길주성 진입 성공. 길주 고립 부대와 합류하자마자 안변으로 귀환.
 

◇ 왜군이 철수할 수밖에 없게 만든 승전의 주역
①북관 일대의 패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길주에 고립됐던 왜군을 구출한 가토는 길주 이남의 일본군을 함흥에 집결(2월20일)시켰다가 안변부로 이동, 동시에 안변의 병력과 함께 한성으로 철수.
②가토는 안전한 철군을 위해 함경도의 맹산ㆍ양덕을 거쳐 평양성을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려. 가토군의 유언비어에 조명군이 대비한 틈을 타 가토군은 상대적으로 큰 위협 없이 한성으로 철수(2월말).
③정문부의 북관대첩은 국경인 등 반란자(순왜) 제거, 반란 동조세력의 싹을 잘라 내전 방비, 왜군과의 전면전 수행의 기틀 마련.
④북관대첩으로 함경도 주둔 가토의 왜군이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임진왜란의 국면을 조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⑤이때의 승전을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 북관대첩비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옮겨졌다가 2005년에 다시 반환받아 2006년 원래 위치에 복원하기 위해 2006년 3월1일 북한으로 전달)에 기록.
⑥정문부는 임란의 공신이었지만, 공적을 보고해주는 사람이 없어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관직에 나아가지만(사실상 복직의 개념?) 임란 이후 광해군이 즉위하자 대북파와 정치적 입장이 달라 관직을 사양.
⑦이후 인조반정(1623년)으로 다시 관직에 나가 전주부윤을 맡지만, 창원부사 재직 당시 초회왕(楚懷王)에 대한 시로 이괄의 난에 엮여 고문 끝에 숨져(1624년, 인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