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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인공지능, ‘터미네이터’의 시대가 열리나?
양자컴퓨터 개발ㆍ상용화 눈앞…인간이 할 일(특히 경제분야)이 없어진다
전쟁무기ㆍ섹스파트너 등 전 분야 인간 대체…기본소득이 ‘어젠다’ 될 것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6/11/21 [09:22]
[김영수 잡학여행] =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초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이 벌인 세기의 대결(3월 9일, 10일, 12일, 13일, 15일)에서 이세돌이 패했다.
이미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2011년 미국 CBS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 인간 챔피언들을 눌렀다. 왓슨은 현재 의료ㆍ금융ㆍ법률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의사 결정을 돕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 인공지능, 퀴즈ㆍ바둑 등 특정분야에서 인간 뛰어넘어
우리나라에서는?
11월17일 오후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강당에서 열린 ‘EBS 장학퀴즈’ 녹화현장에서 ETRI와 KAIST 개발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은 인간 퀴즈고수들 제치고 우승했다.

 
▲ 한국이 개발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백과사전 등 도서 12만권을 저장하고, 일반 PC 41대를 연결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은 600점 만점에 510점을 받아 우승을 차지했다. 30문제(객관식 10개, 주관식 20개) 중 25문제를 맞혔다.

인간고수들은 지난해 수능 만점자인 서울대 윤주일(350점)씨, 올해 장학퀴즈 상반기 왕중왕인 안양동산고 3학년 김현호(280점)군, 하반기 왕중왕 대원외고 2학년 이정민(310점)양, 방송사 두뇌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낸 KAIST 수리과학과 오현민(270점)씨 등 4명의 퀴즈 고수가 모두 큰 점수 차로 엑소브레인에 무릎을 꿇었다.

과학자들은 퀴즈분야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가공할 속도로 검색하는 인공지능을 인간의 기억력으로 뛰어넘기란 점점 불가능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일본 딥젠고, 알파고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조치훈에게 이길 것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는 조치훈이 일본판 알파고라 할 수 있는 ‘딥 젠 고’(Deep Zen Go)와 11월19일과 20일 도쿄에서 공개 대국을 진행했다. 첫판은 조치훈이 이겼지만, 두 번째판은 딥젠고가 이겼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대결은 11월23일 결정날 것이지만, 필자는 딥젠고가 알파고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조치훈을 꺾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레 예측한다. 딥 러닝 방식으로 스스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진화속도는 인간의 지식습득 능력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 일본판 알파고인 딥젠고와 대국(11월19일, 20일)해 1승1패를 기록한 조치훈 9단(사진=일본기원). 11월23일 결승국을 앞두고 있다.  



올초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일부에서 인공지능이 이길 것(막상 뚜껑을 열기 전 까지만 적어도 바둑분야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이라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기도 했다.

그 이유로는 알파고가 꾸준히 평균 80점 이상의 착점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바둑평론가들은 꾸준히 평균 80점 이상의 착점은 바로 전성기의 이창호가 보여준 기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 좀 더 들어가, 최선의 한 수를 찾아내는 것이 조치훈의 기풍인데, 조치훈은 간혹 자신만의 외곬수 수읽기(실수)가 나오곤 한다.

번뜩이는 한 수는 이세돌, 조훈현 등이 앞서지만 안정적인 착점은 이청호가 최고라는 것이 바둑계의 평가다. 이는 인공지능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알파고 역시, 가공할 형세판단을 바탕으로 인간고수인 이세돌을 밀어붙였다.

 

◇ 인공지능 원리, 이미 전자장비 체계 무기에 적용
인공지능의 가장 무서운 점은 적어도 바둑분야에서는 정확한 형세판단을 바탕으로 최적의 효율성을 탐색한다는 점이다. 양자컴퓨터가 개발(이미 일부 시제품은 있다)ㆍ상용화된다면 대부분의 분야에서 인간이 활동할 분야는 거의 없어질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유명한 양자물리학의 법칙을 컴퓨터로 구현(정확한 표현은 아니다)한 것이다. 상자속의 고양이는 뚜껑을 여는 순간, 살아있을 수도 있고, 죽어있을 수도 있다는 양자물리학의 법칙을 설명하는 유명한 사고실험의 한 사례로 다중우주론의 이론적 배경이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인공지능의 무기화에만 주목해보자.

인류가 개발한 무기는 자신의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멀리 떨어진 적에게 타격을 주는 것을 목표로 발전해왔다. 각종 총기류나 미사일이 바로 그런 것인데, 그 운영체계인 전자장비를 인공지능이 장악하는 것이 바로 영화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등의 주요 모티프이기도하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무기의 발전과 함께 진보를 일궈내긴 했다. 문제는 이 진보가 앞으로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지닌 무기가 이미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호킹박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인공지능의 공포를 지적하곤 한다.

 

◇ 자본소외계층에 기본소득 없다면 멸종의 길 걸을 듯
전쟁무기에는 이미 일부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으며, 주식투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섹스분야에서도 이미 일부 인공지능을 흉내낸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있다.


낙관론자들은 아시모프의 로봇공학 3원칙(△제1원칙=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해서는 안 되며, 인간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방관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제1, 제2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로봇으로 인한 디스토피아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 영화 ‘터미네이터’의 포스터.

인간이 과연 그 정도로 낙관적인 존재인지는 현실을 둘러보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쑥대밭이 됐다. 만약, 이들의 손에 인공지능이라는 첨단무기가 있었다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도대체 최씨일가가 무슨 일을 자행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자~
왜 작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 각국의 석학들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했는지 이해하겠는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을 때, 전체 인구의 1%가 전체 부의 50%이상을 점유하는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다. 자본소외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소외계층은 HG웰즈(영국의 과학소설가)의 타임머신에 나오는 지하종족이 되든지, 사회혼란 세력이 될 것이다.

인류의 멸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기본소득은 필요하지만, 일부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위해 타인의 자원을 약탈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의 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기도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에서 인문학 등을 공부하는 이유일수도 있다. 결국, 기본소득이 없다면 인류의 절반은 멸종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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