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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별은 죽어서 새로운 생명을 남긴다
소립자 → 원소 → 핵융합 → 초신성 폭발 → 새 원소 합성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17/04/08 [13:38]
[김영수 잡학여행] = 우리 모두는 별의 후손이며, 우리는 우주의 일부다. 매우 철학적이고 심오한 뜬 구름 잡는 표현인 것 같지만,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된 원리 중의 하나다.

인체가 소우주라는 주장은 주로 동양철학 중에서도 선도교 계통에서 나온다. 선도교 계통은 중국의 전설적 지도자인 황제(黃帝, 皇帝가 아니다)로부터 시작해 노자ㆍ장자로 이어져 온 도맥(道脈)이 있다고 주장한다. 소주천ㆍ대주천이라는 수련방식과 단약 등을 통해 불로불사를 주장한다. 지인(至人) 또는 도사(道士)가 되면, 이적을 행하고, 신선이 된다고도 한다.


◇ 우주의 모든 것은 137억년 전 ‘빅뱅’에서 시작
우리가 별의 후손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이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우주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살펴야한다.

우주의 기원에 관해서는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천문학ㆍ물리학 등)들이 ‘빅뱅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빅뱅이론’은 우주의 모든 물질, 에너지, 시공간이 부피는 없고, 질량은 무한대인 한 점에서 폭발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설명한다.

▲ 항성은 핵융합 원료를 다 사용하고 나면 급격한 붕괴와 함께 폭발한다. 폭발한 별의 잔해는 우주에서 다시 모여 또 다른 별을 만든다.무료이미지=픽사베이 제공.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은 가모프의 연구팀이 예측했던 빅뱅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를 발견(1964년)한다. 펜지어스와 윌슨은 이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1978년).

이후 과학자들은 나사에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할 수 있는 COBE 관측 위성을 발사, 우주배경 복사의 흔적을 찾고 이를 지도로 만들었다(1992년).

COBE 위성의 관측 결과, 우주에는 빅뱅 당시의 흔적을 담고 있는 마이크로파를 관측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우주 초기에 빅뱅이 있었다는 강력한 증명이어서 오늘날 빅뱅이론은 우주기원의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원래 ‘빅뱅이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정상상태 우주론을 주장했다)이 1950년의 라디오 토론에서 사용한 용어다.


◇ 핵융합으로 점점 더 많은 원소가 탄생
빅뱅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가 드디어 탄생했다. 우주에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H)인데, 수소는 원자핵 안에 하나의 양성자를 가지고 있고, 외곽에 전자 하나를 갖는 가장 간단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설명의 편의를 위해 동위원소 제외).

▲ 입자가속기 등 관측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원자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원자핵이 축구공의 크기라면, 축구장 외곽의 담벽에서 골프공만한 전자가 거의 빛의 속도로 회전한다. 즉 원자의 내부는 대부분 비어있다. 그래픽=김영수.  

이 수소가 스스로의 중력에 의해 점점 크게 뭉쳐져 태양 정도의 크기가 되면 거대중력에 못 이겨, 고온 속에서 핵이 합쳐지는 핵융합 현상이 일어난다.

태양에서의 핵융합은 연쇄반응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쉽게 말하면 수소폭탄이다.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는 핵융합으로 헬륨(He)으로 바뀌고, 헬륨은 또 다시 핵융합을 거쳐 더 무거운 원소로 바뀐다.

마침내 핵융합으로 철(Fe)이 만들어지는 순간, 영원한 지옥불 같았던 항성(恒星)은 순식간에 붕괴하기 시작해 마침내 거대한 폭발과 함께 우주 속에서 먼지로 흩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먼지로 없어지는 것 같은 항성은 엄청난 폭발 속에서 철보다 무거운 금(Au)원소를 만들어낸다.


◇ 별의 잔해가 다시 뭉쳐 새로운 별을 만들고, 또 붕괴하는 과정 순환
또 항성의 폭발로 발생한 막대한 양의 먼지는 우주 속에서 또 다른 별의 원료가 돼, 새로운 항성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항성은 역시 핵융합 과정을 거쳐 다시 폭발(초신성)하면서 새로운 원소를 만들어낸다.

▲ 천문학에서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과 같은 항성(恒星)을 말한다. 항성은 핵융합이 에너지원이다.무료이미지=픽사베이 제공.  

인체의 구성을 화학에서 사용하는 원소주기율표로 표시하면, 수소(H) 탄소(C) 산소(O) 질소(N) 칼슘(Ca) 인(P) 칼륨(K) 황(So) 나트륨(Na) 염소(Cl) 등이 주성분이다. 여기에 아주 적은 량의 철(헤모글로빈), 구리, 마그네슘 등이 인체를 일부 구성하면서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결국 신이 우주를 창조했든지,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했든지를 떠나 생명의 기원만을 따져보면 우리의 몸은 별이 폭발한 잔해가 만든 원소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 힉스입자 발견으로 표준모형은 완성했으나??
원초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우리의 몸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는 그렇다면 무엇일까? 현대물리학은 표준모형으로 우주의 근본물질을 설명한다.

▲ 우주의 기본입자를 규명하기 위한 ‘표준모형’은 힉스입자의 발견으로 완성됐다. 그래픽=김영수. 

표준모형에 따르면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는 렙톤(lepton, 전자와 비슷한 성질을 갖는 입자)과 쿼크(quark)로 구분한다.

렙톤은 가벼운 입자로 전자, 뮤온, 타우온 세 종류가 있다. 각각의 입자에는 해당 중성미자가 있으므로 가벼운 입자는 모두 여섯 개다. 렙톤은 중력,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을 한다.

물질과 중간자를 구성하는 쿼크는 위쿼크(u), 아래 쿼크(d), 맵시 쿼크(c), 야릇한 쿼크(s), 꼭대기 쿼크(t), 바닥 쿼크(b)의 여섯종류가 있으며,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위쿼크=2, 아래 쿼크=1)와 중성자(위쿼크=1, 아래 쿼크=2)는 각각 3개의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

힘을 매개하는 네 개의 게이지 입자(보손)는 광자, W보손, Z보손, 글루온이 있다. 이중 힉스입자만이 제대로 관측되지 않아 과학자들을 괴롭혔으나, 이 역시  스위스 제네바 근처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거대강입자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이용해 힉스보손을 발견(2012년 7월4일)하면서 모두 해결됐다.

돌턴의 원자설에서 시작한 물질의 기본입자에 대한 설명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과학자들이 가속기를 통해 힉스입자(정확히는 힉스 메커니즘)를 발견하면서 마침내 표준모형으로 우주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과학자들은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초끈(일종의 진동)이론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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